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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일단 ‘죽음의 조’는 피했다. 이제 착실하게 준비하는 일만 남았다.
2020 도쿄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여자배구대표팀은 A조에 편성됐다. 개최국 일본이 시드국으로 들어간 가운데 세르비아와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 그리고 케냐와 경쟁하게 됐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B조를 피한 것은 다행이다. B조에는 국제배구연맹(FIV) 랭킹 1위인 중국과 2위 미국, 5위 러시아가 들어갔다. 8위 이탈리아와 11위 아르헨티나, 12위 터키도 한 조에 있다. 반면 A조 최상위는 3위 세르비아다. 브라질은 4위, 일본은 7위로 A조 상위권 팀들에 비해 전력은 떨어진다. 10위 도미니카는 9위 한국 바로 아래 순위에 있지만 만만한 팀은 아니다. 대신 대회 최약체로 꼽히는 케냐(19위)가 있어 확실한 1승 제물은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본선에서는 각 조 1~4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6팀 중 4팀이나 살아남기 때문에 확률이 높은 편이다. 케냐를 잡고 도미니카와의 경쟁에서만 이겨내면 일단 8강 진출 가능성은 높아진다. 일본의 경우 어려운 상대지만 높이에서는 밀리지 않기 때문에 분명 해볼 만한 상대다. 조 3~4위 정도는 노릴 수 있는 조에 편성됐다고 볼 수 있다. 그 후로는 넉아웃 스테이지 특성상 많은 변수가 일어나기 때문에 한국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대한민국배구협회에 따르면 FIVB는 이달 말 새 랭킹과 대진을 공개할 예정이라 조별리그 편성에 변동이 생길 여지가 남아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44년 만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후 44년간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준결승에 진출했으나 미국에 패했고, 3~4위전에서도 일본에 밀려 4위에 그쳤다. 4년 전 리우 대회에서는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이번 대회는 끊어진 매달의 ‘맥(脈)’을 이을 절호의 기회다. 대한민국배구협회가 야심차게 세계적인 수준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을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선수들의 만족도도 높다. 김연경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뛰며 많은 지도자를 만나봤지만 라바리니 감독이 그 중 최고다. 세심하고 철저한 스타일이라 선수들도 잘 배우고 있다. 올림픽에서 무슨 일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침 이재영과 이다영, 강소휘 등 젊고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어느 때보다 메달 획득 기대감이 큰 것도 이러한 긍정적 요소들 덕분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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