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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과 인접한 베트남의 작은 휴양도시 호이안 내 한 식당에 부착된 ‘중국인 출입금지’ 안내문.   제공 | 제보자 A씨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가운데 아시아 휴양지에 놀러간 한국인들이 낭패를 겪고 있다. 현재 중국내 코로나바이러스 중국 확진자 수가 7736명을 돌파했고 사망자 수도 170명으로 늘어나 중국인 또는 아시아인에 대한 경계 수위가 과도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태국, 베트남 등 중국인 방문이 많은 국가의 일부 상점에서는 중국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일부 가게에서는 국적 구분이 어려워 동양인 자체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A씨(39세·회사원)는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베트남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베트남을 덮쳤다. 호텔에서도 한국인 가족이 지나가면 경계의 눈빛을 내비치고 있어 한국인이라고 계속 설명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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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이안 빈펄랜드 화장실에 놓여 있는 손 세정제와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증상 신고 안내문.  제공 | 제보자 A씨

A씨는 “실제 식당에서 출입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무턱대고 ‘차이니즈 캔낫’이라고 하기에 ‘코리안’이라고 했더니 ‘웰컴’이라며 맞아주더라. 시내에서 30%가량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 대부분이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으로 보였다. 리조트나 쇼핑몰 곳곳에 코로나바이러스 안내문구와 손 세정제가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남양주에 거주하는 B씨(38세·주부)는 첫 태국 가족여행을 앞두고 있다. 2월 4일 출국해 일주일간 방콕과 파타야를 자유여행으로 다녀오는 일정이다. 그런데 태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14명을 돌파하면서 여행을 가야 하나, 취소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취소 시 위약금이 상당한데다 파타야에 중국인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B씨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여행을 가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어렵게 잡은 해외여행이기에 고민이 크다. 리조트 내에서만 생활하고 계속 마스크를 착용한 채 돌아다녀야 한다면 가서도 휴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에 체류 중인 한국인들 사이에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인이라 생각하고 가게 앞에서 무턱대고 쫓아내거나 고함을 치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해외 여행객들은 혹여 닥칠지 모르는 불이익을 없애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거나 귀국 일정을 앞당기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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