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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제공|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스포츠서울]아파트는 건물의 가치가 오르는걸까? 토지의 가치가 오르는걸까?

최근 2~3년동안 동탄, 광명, 배곧, 안양 등에 위치한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던 것은 부동산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곳의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은 건물의 가치가 상승한 것일까? 토지의 가치가 상승한 것일까? 그리고 토지의 가치가 오른 것은 무엇을 의미하며 건물의 가치가 오른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살펴보자.

‘호갱노노’에 따르면 최근 급격하게 오른 동탄의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3차 아파트의 경우 2019년 10월 시세가 약 6억6000만원이었는데 올 2월에는 9억8750만원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제공 서비스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경우 지난 1월30일 기준으로 10억9000만원까지 거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아파트는 2017년에 하반기에 지어졌으며 실거주하는 사람들로부터 구조가 잘 나온 점과 뒷산(공원)이 있는 점 그리고 소음이 적은 점 등 많은 호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동탄역이 가깝긴 하지만 오히려 교통편이나 거리는 조금 애매하고 세대수가 적어 제대로 된 커뮤니티가 꾸준히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 그리고 관리비가 많이 나오는 편이라는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장단점을 분석해보더라도 아파트의 가격이 3~4개월 사이에 약 4억원 이상 급등했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경우 부동산의 가치는 토지의 가치와 아파트의 가치가 합쳐진 것이 금액으로 나온다고 표현한다. 4~5년 전에는 새로운 역세권이 생기거나 도시재생, 재건축, 재개발 등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할 만한 이유들이 있는 곳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물론 지나치게 오르는 경향이 있고 특히 모든 가계들이 빚을 심하게 지며 부동산을 매입하다보니 가계 부채가 점점 늘고 그로 인해 경제가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적어도 부동산이 오르는 이유는 명확히 있었다. 최근에는 정부 규제도 점점 강해질 뿐만 아니라 부동산의 공급과 수요, 양쪽 모두 눈치싸움을 하며 불안정해지다 보니 전문가들도 가격이 계속 오르는지, 거품이 꺼지는지 방향을 종잡을 수 없게 됐다.

시흥시 시화MTV거북섬에 인조서핑장을 마련하는 대형 해양레저시설이 들어오면서 기반시설이 조성된다거나 창동에 K팝 아레나 공연장이 조성되는 등의 소식이 있다면, 혹은 새로운 전철역이 생기거나 고속도로가 열리는 등 굵직한 기반시설이 형성된다면 아파트가 위치한 토지의 환경적 가치가 상승된다. 또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이전하는 등 많은 직원을 보유한 회사들이 이전할 때는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아파트의 희소성으로 인해 아파트의 가치가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렇게 살펴보고 저렇게 살펴봐도 최근 급성장한 아파트들의 경우 어느 정도 타당한 근거 조차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마치 보이지 않는 세력들이 움직이는 주식이나 한 때 비트코인이 그랬던 것처럼 훅 올라갔다 훅 떨어질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시장논리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비정상적인 모습인 것은 분명하다.

가격이 상승한 아파트나 토지는 특별하게 그 물리적이나 환경적 가치가 변한 것은 없다. 강남3구, 마용성에 이어 현재 강북과 수도권 외에 대도시권 등의 아파트 가격이 차례로 오르고 있다. 심지어 경남 대도시권을 선두로 미분양됐던 아파트들이 완판(분양완료)되는 모습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큰 구실을 하고 있고 시장경제가 이를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풍선효과로 모든 도시권 지역들이 올랐을 때 이를 받쳐 줄 국민 경제수준이 따라오지 못한다면 아래쪽 기둥들부터 하나씩 무너질 수 있다. 그 시점에는 부동산 전문가들이나 국민들의 인식이 ‘가격이 오를 아파트’라는 생각보다는 ‘살기 좋은 아파트’로 바뀌어야 한다. 불과 4~5년 가격이 상승했던 아파트들은 그 이유와 기반시설이 확실했다. 따라서 아파트에 투자할 때 주식의 관점보다는 환경의 관점에 무게를 두는 것이 안전한 투자 방법이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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