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한국시리즈 유희관, 선발 몫 다한 뒤 함덕주에게 바통 터치!
두산 베어스 유희관(왼쪽)과 함덕주. 김도훈기자 | dica@sportsseoul.com

[미야자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한 번쯤은 바꿀 때도 된 것 같아요.(웃음)”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두산 선수들은 2인 1실로 숙소 생활을 한다. 이번 캠프에는 어린 투수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선수단 연령대가 대폭 낮아졌고, 어느 때보다 활기찬 분위기 속에 팀워크를 다져가는 중이다. 투수 중에서는 박치국(22)-박신지(21), 최원준(26)-박종기(25), 이형범(26)-채지선(24) 등이 이번 캠프 룸메이트다.

대부분의 선수가 또래 동료와 한방을 쓰지만, 함덕주(25)는 5년째 유희관(34)과 룸메이트 생활을 하고있다. 이번 미야자키 캠프에서도 변함없이 함께한다. 함덕주는 “2015년부터 (유)희관이 형과 계속 룸메이트다. 한 번 쯤은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크게 웃었다.

불편함이나 갈등이 있어서는 아니다. 오랜 시간 마운드를 지키며 동고동락했고, 두산 왕조를 함께 써내려가며 쌓아온 추억도 많다. 2013년 두산 입단 후 타지 생활로 어려움을 겪던 함덕주를 챙겨준 것도 유희관이다. 다만, 이제는 자신이 챙겨야 하는 어린 후배들이 많아지면서 책임감이 생긴 게 컸다. “희관이 형과 방을 쓰기 싫다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웃던 함덕주는 “이제는 후배가 더 많아졌다. 나도 방 조장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고, 후배들이랑도 잘 쓸 수 있는데 계속 희관이 형과 붙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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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과 함덕주. 제공 | 두산베어스

3년째 투수 조장을 맡은 유희관의 ‘대변인’ 역할도 함덕주의 몫이다. 그는 “희관이 형이 투수 팀 조장이라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조언 등을 나에게 많이 하는 편이다. 형이 말해주는 것들을 한 번 더 되새기고 그런 얘길 동료들과 함께 나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희관이 형을 비롯한 선배 투수들과 가깝고 친해서 어린 후배들이 나에게 대신 많이 물어본다. 그걸 아는 형들이 나를 통해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고 설명했다.

함덕주는 “겨울엔 희관이 형을 부모님보다 더 자주 본다. 이제 진짜 (룸메이트가)바뀔 때가 됐다”며 한 번 더 강조했다. 후배의 고충(?)을 들은 유희관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함)덕주가 이제 생각보다 나이가 많더라. 이제 놔줘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어린 친구들이랑 쓰고 싶을 수 있다. 형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으니 놔줘도 될 것 같다”면서도 “(함덕주가) 방을 바꾸고 싶다 하니 올가미처럼 묶어두고 싶기도 하다”며 재치 넘치는 후배 사랑을 드러냈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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