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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극장가는 얼음판이다. 그럼에도 한국 영화의 고군분투가 빛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관객들이 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월 첫 주 평일에는 5~6만 명, 주말에는 10만 명대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해 동기간 최소 15만 명에서 최대 9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수치다. 2월 극장 매출액도 623억 1077만 6220원으로 지난해 2월 매출액 1899억 9080만 7970원의 1/3 수준에 달한다.
이처럼 유례 없는 사태로 저조한 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신작의 개봉도 전무하다. 개봉을 앞뒀던 영화들이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개봉을 잠정 연기했기 때문이다. 개봉 중인 영화들도 적은 관객들로 인해 고전 중이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한국 영화들이 있다.
라미란 주연의 ‘정직한 후보’(장유정 감독)는 시원한 코미디로 입소문을 타며 꾸준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개봉 일자를 두고 고심했지만 지난 2월 12일 개봉을 결정한 ‘정직한 후보’는 갑갑한 현실 속 유쾌한 코미디라는 영화의 내용, 라미란을 비롯해 나문희, 김무열 등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인기의 큰 역할을 했다.
개봉 7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정직한 후보’는 코로나19의 큰 확산 이후 더딘 관객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난 8일 누적 관객 수 147만 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인 150만 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확연히 적은 관객 속에서 잘 싸웠다는 평이다.
전도연, 정우성 주연의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이하 지푸라기라도)은 개봉 일정을 조정하며 2월 19일 개봉했지만, 시기와 맞물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며 가장 큰 직격탄을 맞았다. 충무로 스타 군단이 출동하는 작품인 만큼 기대작이었지만 악재로 인해 8일 기준 누적 관개 수 56만 명에 그쳤다.
예상치 못했던 아쉬운 성적이지만 배우들은 마지막까지 무대 인사에 열심히 임하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 전도연은 마지막 무대 인사에서 “찾아와 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해서 자꾸 눈물이 난다”며 “죄송한 마음”이라고 감사와 함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갑작스럽게 무대 인사가 취소되거나 극장이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 등 난감한 상황도 이어졌지만 전도연 등 배우들이 끝까지 일정을 소화하며 사명감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도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만큼 높은 작품성을 인정 받았고, 관객들 사이에서도 “시기가 아쉬웠다”는 평이 이어지며 사태 진정 후 재개봉 요청까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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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씁쓸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여파가 영화계를 휩쓴 가운데 신작들의 개봉이 연기되며 극장가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 하반기 개봉 일정까지 영향이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개봉 일정이 연기됨에 따라 손실도 크지만, 신작들도 저마다의 준비를 하고 있다.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은 상황을 살피며 이달 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른 신작들도 해외 촬영보다 국내 촬영 위주로, 야외 촬영보다는 세트 촬영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이를 이겨내자는 한국 영화의 의지가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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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NEW,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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