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대킵
한국계 미국배우 다니엘 대 킴. 출처|킴SNS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왜 침묵하냐고? 너무 가슴이 아파 말할 수 없었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다니엘 대 킴(52·본명 김대현)이 20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격리치료 중이라는 소식을 전한 가운데, 그가 최근의 코로나19 사태에서 드러났던 미국 내 인종차별에 대한 깊은 분노와 슬픔을 전한 글들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발한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미국과 유럽 중동 등 세계 각국에서는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으로 나타나는 상황들도 종종 발생했다.

특히 지난 2월 중순부터 한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고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해외에 거주 중인 한국인들을 상대로 한 혐오범죄가 기승을 부렸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극소수의 아시아계 그것도 한국계 배우 중 한 사람인 다니엘 대 킴도 이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지난 16일 올린 장문의 글에서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인종차별에 관한 소회를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나에게 묻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인에게 벌어지고 있는 노골적인 인종차별에 대해서 왜 침묵하느냐고. 진실은 이것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많은 일에 대해서 다 말을 하기에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면서 “만약 이와 관련한 글을 원한다면 넥스트샤크(@ nextshark)와 (@ angryasianman) 계정을 팔로우 해달라. 그러한 행동이 얼마나 혐오스럽고 비인간적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가 서로를 악마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한다해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종과 성별 종교를 가리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바이러스는 우리가 얻는 교훈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듯하다”면서 “나는 우리 모두가 한번 더 모두를 위해 배울 수 있길 바란다. 우리 모두가 인간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것을”이라며 글을 마쳤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뒤에도 그는 “그렇다. 난 아시아인이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난 중국이 아니라 미국, 이곳 뉴욕에서 감염됐다”면서 “정치인들이 코로나19를 뭐라고 부르고 싶어 하든, 나는 그게 어디서 왔는지 보다 지금 아프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에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표현해 논란이 됐다. 세계보건기구는 특정 질병에 국가나 지역의 이름을 넣게될 경우 발생할 낙인효과를 우려해 바이러스의 특징에 집중한 명명을 권장해왔다.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가족과 함께 1살때 미국으로 이주, 뉴욕에서 성장했다. 해버포드 대학에서 연극과 정치과학으로 학사를, 뉴욕대에서 석사를 마쳤다. 졸업 후 ‘CSI’ 시리즈, ‘24’ 등 인기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역을 소화했던 그는 ABC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하와이 파이브-0’ 등에도 출연했다.

영화 및 TV제작회사 3AD 대표이기도 한 그는 2014년 CBS TV스튜디오와 계약을 맺고 동명의 한국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굿 닥터’를 제작하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CBS 드라마 ‘뉴 암스테르담’을 촬영해왔으며, 촬영 중단으로 하와이 자택으로 돌아온 뒤 심한 인후통을 느껴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판정을 받은 뒤 그는 가족들과 격리된 채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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