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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예능으로 힐링을 받는 시대다.
TV 프로그램이라 하면 잘 제작된 콘텐츠가 안방에 송출되는 것쯤으로 여겨지는 시대를 지나, 플랫폼의 다양화에 따라 소통의 창구로도 작용하고 있다. 과거 JTBC ‘마녀사냥’, KBS2 ‘안녕하세요’와 같이 시청자들의 사연이 주가 되고, 출연진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는 상담 예능들이 트렌드처럼 자리 잡았다. 모바일과 온라인이 발달하면서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다. 두 프로그램은 떠나간지 오래지만, 그 사이에도 다양한 형태의 상담 예능들이 론칭되면서 시청자들의 ‘삶의 쓰앵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형태도 주제도 다양화됐다. 케이블, 모바일 채널을 통해서는 더욱 다양하고 심도 깊은 주제를 다룰 수 있다는 점도 상담 예능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이수근과 서장훈이 보살로 변신해 각양각색의 대면 상담으로 고민해결에 나선다. 최근에는 수십년간 절친이었던 친구가 자신의 아내와 바람이 나고, 그 아내는 아이들까지 두고 집을 나가버린 사연자가 나와 MC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동시에 분노했다. 이수근과 서장훈도 진심으로 사연에 몰입해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고, 시청자들 역시 사연자의 유튜브를 자발적으로 홍보에 나서며 응원에 나섰다. 이외에도 가정사, 연애 등 모든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연예인부터 비연예인까지 프로그램을 찾는 이들도 다양하다.
연애 상담에 특화된 KBS JOY ‘연애의 참견’도 사연자의 고민을 재연드라마 형식으로 보여주고 서장훈, 김숙, 한혜진, 주우재, 곽정은이 각자의 의견을 내면서 위로를 전하기도 하고, 촌철살인의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현실적인 상담과 조언에 시청자들도 공감을 하고 그 결과, ‘연애의 참견’은 시즌3까지 이어지며 순항 중이다. 이외에도 SBS는 모바일 웹 예능인 모비딕 채널을 통해 상담 예능 투트랙을 운영중이다. 100회를 앞두고 있는 ‘쎈마이웨이’는 ‘걸크러시’ 제아와 치타가 나서 거침 없는 고민 상담을, ‘고막메이트’에서는 김이나, 딘딘, 이원석, 정세운이 고민에 걸맞는 음악 처방으로 힐링을 선사하고 있는 것. 두 프로그램은 ‘고민 상담’이라는 큰 결은 같지만, 다른 표현법으로 각각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상담 예능의 경우 사연이 모여야 방송이 가능한 형태다. 상담 예능을 즐겨 본다는 한 시청자는 “처음에는 재미로 봤지만, 진지한 상담에 마음이 열렸다. 오히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털어 놓기 어려운 문제들도 방송을 통해 제보를 하다 보니 더 좋은 점도 많은거 같다.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만족했다.
한 방송사 PD는 “생각보다 사연이 정말 많이 온다.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은데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보니 선정에 심혈을 기울인다”며 “방송만 내보내는게 아니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댓글 피드백도 하려고 하거나 일회성이 아닌 소통의 창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게 방송이 잊지 말아야 할 역할이 아닌가 싶다. 모바일 예능도 점점 더 자극을 외치는 가운데 방송사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이렇게라도 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하지만 일반인들의 사연이 주가 되다보니 약이자 독이 되기도 한다”며 “시청자로 하여금 마치 내 이야기 같은 공감대를 형성해 사랑을 받고 있지만, 거짓 사연들이나 홍보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 등을 어떻게 걸러낼지 등 리스크 관리는 늘 안고 가야하는 문제”라고 귀띔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KBS JOY, SBS 모비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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