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종철기자] 일반인이 알고있는 치질은 항문에 지독한 통증과 출혈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이는 정확히말해 ‘치핵’에 해당한다. 본래 치질의 학문적 정의는 치핵, 치루, 치열 등 항문질환을 총칭하는 것이다.


이처럼 치질(이하 치핵)은 조금은 잘못된 사실들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치료’ 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대표적인 것이 치질은 반드시 수술로서 치료해야 하며, 이후 한동안 큰 통증과 불편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치핵은 늘어진 조직의 상태에 따라 1~4기로 구분된다. 이 중 수술은 손으로 직접 넣어야 하는 3기나 아예 들어가지 않는 4기에 시행한다. 따라서 1, 2기 치핵이라면 식이요법, 약물, 좌욕 등을 이용한 보존치료를 통해 증상호전이 가능하다.


그 다음 단계가 수술이다. 치핵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회복까지 긴 시간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발생 부위 특성상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런 오해를 불러일으킨 치핵 수술은 1930년대 Miligan과 Morgan이 학계에 처음 기술한 치핵절제술의 형태다. 근본원인의 늘어진 조직을 제거하기 때문에 수술 예후가 우수해 현재까지도 여러 번의 변형을 거쳐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다만 늘어진 조직을 절제하게 되면 출혈이 발생하여 지혈을 위해 녹는 실 들을 이용해 봉합하게 된다. 문제는 이 때 인위적으로 봉합을 시행하면서 해당 부위에 높은 압력과 긴장이 형성된다. 따라서 새살이 돋고, 실이 제거되기 전 까진 배변 때나 앉거나 걸을 때 통증과 불편이 동반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위암, 대장암 같이 조직의 절제와 지혈이 중요한 암 수술에서 활용되는 초음파절삭기 리가슈어를 활용한 치핵 절제술이 도입되면서 치핵 수술에도 통증과 긴 회복기간 없이 빠른 일상복귀가 가능하다.


지난 3년간 대한외과학회 및 대장항문학회에 리가슈어 치핵수술에 대한 꾸준한 임상연구결과를 발표하며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봄날의외과 최병서 원장은 “리가슈어는 열을 이용하여 조직을 절제한다. 따라서 늘어진 조직을 자름과 동시에 열이 절제부위에 바로 혈액응고 작용을 발생시켜 지혈을 위한 봉합과정이 필요없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기존 절제술과 달리 수술 후 통증과 회복기간에 대한 부담이 감소된다. 뿐만 아니라 수술 시간 단축으로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치핵은 현대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생활형 항문질환이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정확한 치료방법에 대한 이해가 병을 빠르게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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