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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2018년 이후 가장 많이 판매한 사모펀드(전문투자형) 상품이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 장하원씨가 대표로 있는 신생업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사모펀드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치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최근 수차례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바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미래한국당 김종석 의원(정무위원회)이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판매현황’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2018년 이후 판매를 시작한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한 자산운용사 및 증권사의 상품은 바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 장하원씨가 대표로 있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이 기간 기업은행에서 총 5842억5251만원 어치를 팔았으며, 가입자수도 197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해당 기간 기업은행의 전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판매액은 2조134억원 가운데 무려 28.4%를 차지하는 것으로, 2017년부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한 업계 순위 167위 신생업체(2019년말 자산총계 기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교보증권 등 쟁쟁한 대형 금융사들을 제치고 단연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어 교보증권이 가입자 1304명에게 4971억원 어치 팔았고, 3위는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1047명·3188억원)이었다. 4위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28명·1605억원), 5위는 디에스투자증권(396명·1401억원)이었다. 기업은행 관계사인 IBK투자증권(782억원), 대기업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220억원)도 디스커버리에 한참 못 미쳤다.
김종석 의원은 “은행사가 특정 사모펀드 상품의 판매량 등에 의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한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 업체가 대형 금융사들을 제치고 국책은행에서 가장 많은 사모펀드를 판매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정권 실세의 친동생이 펀드매니저라는 점이 영향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는 만큼 관계당국은 특혜 제공 여부 등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기업은행 관계자는 “장하성 대사가 정책실장으로 청와대에 입성(2017년 5월)하기 한 달 전인 2017년 4월 이미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상품판매가 개시됐다.판매검토는 그 전부터 있었다. 외압 가능성은 시점 상으로 맞지 않다”며 “해당 상품은 만기 6개월의 금리 연 3% 이상의 상품들이었는데 수익이 좋아 입소문이 났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기업은행의 사모펀드 1위의 이유는 단순히 상품이 좋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지난달 펀드 판매사들에 ‘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 펀드와 ‘US부동산선순위채권’ 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 운용사는 지난해 4월에도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의 환매를 중단한 바 있다. 현재까지 환매가 중단된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2017년 4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판매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디스커버리자산운용 관련, 글로벌채권 펀드 690억원이 지급유예가 돼 있고, 부동산채권 펀드 219억원이 환매 정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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