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LG 이형종, 매서운 눈빛으로!
LG 이형종이 29일 오전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훈련 중 티-배팅을 하고 있다. 2020. 3. 29.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특출난 재능과 운동신경에 경험을 더하고 있다. 자신의 시그니처와 같은 레그킥을 적극적으로 펼쳐보이면서도 볼카운트와 컨디션에 맞춰 조절한다. LG 외야수 이형종(31)이 타자로 맞이하는 1군 무대 다섯 번째 시즌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형종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오후 훈련을 마치고 교류전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에 대해 “지난주 교류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긴장도 되고 집중력도 높아졌다. 청백전에서는 우리 투수를 분석할 수도 없고 투수들도 몸쪽 공을 쉽게 던지지 못한다. 때문에 제대로 된 승부를 하기 어려웠다. 교류전부터는 청백전보다 집중하면서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며 보다 치열하게 실전이 진행되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했다.

고교시절 특급 투수로 활약했던 이형종은 2008년 LG의 1차 지명을 받으며 프로에 입단했다. 하지만 꾸준히 팔꿈치와 어깨 통증에 시달렸고 결국 2014년 겨울 타자전향을 다짐했다. 2015년 육성선수들이 다는 세 자릿수 등번호를 등에 새긴 채 퓨처스리그에서 뛴 이형종은 2016년부터 1군 무대에 올라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1군 무대 3년차였던 2018년에는 타율 0.316 13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44로 활약하며 처음으로 3할대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로 리그 흐름이 급변한 지난해에도 그는 OPS 0.799로 LG에서 김현수 다음으로 높은 OPS를 기록했다.

이형종
LG 이형종이 청백전에서 특유의 레그킥으로 타격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이형종은 타자 전향 후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이제는 타석에서 나만의 기술과 습관이 어느정도 몸에 배인 것 같다. 레그킥시 높이를 조절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몸에 배였다. 투수들과 상대한 경험도 쌓였다. 투수를 알고 대처하는 능력이 나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형종은 올해부터 여러가지 상황에 맞춰 투수와 승부에 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왼쪽 다리를 높게 들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높이를 낮추거나 토 스텝(왼발 끝이 살짝 지면에 닿으며 내딛는 형태), 혹은 아예 발을 지면에 붙인 채 타격한다. 이형종은 “예전에는 같은 타격폼으로만 스윙했다. 이제는 내 컨디션 파악도 잘 되고 내 컨디션 안에서 조절도 된다”고 밝혔다. 이형종은 캠프부터 지난 18일 청백전까지 총 14번의 실전에서 타율 0.324 2홈런 5타점으로 활약했다.

스폰지 같은 흡수력을 증명한 만큼 자리는 활짝 열려있다. 이형종은 올시즌 2번 타순부터 5번 타순까지 다양한 타순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수비에서도 외야 세 자리를 두루 맡을 수 있다. 이를 두고 그는 “타순은 감독님과 타격코치님께서 결정하시는 부분이다. 타순은 크게 신경 안 쓴다. 타순과 수비 모두 일단 경기에 나가는 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 “특정 포지션이나 타순을 정해놓는 게 오히려 더 안 좋을 수 있다. 예전에는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이제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감독님과 코치님들 방향에 맞춰서 준비하고 소화할 수 있다”고 만능키 역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달 이상 개막이 늦어졌고 유난히 뜨거웠던 4월이 지나가고 있지만 이 또한 긍정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이형종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4월 타율 0.360, OPS 0.912로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곤 했다. 그는 “4월을 그냥 보내서 아쉬울 수도 있지만 올해는 5월이 4월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개막이 미뤄졌으나 5월이 4월이고 6월이 5월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라며 “일단 교류전 4경기가 중요하다.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경기감각과 체력에 신경쓰면서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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