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육성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프듀’ 조작 논란으로 움츠러 들었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들이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엠넷 ‘프로듀스(이하 프듀)’ 시리즈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작 논란은 대중에게는 큰 실망감을 안겼다. 하지만 ‘프듀’ 시리즈만으로 성급한 일반화를 할 수는 없는 노릇, 새로운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들도 연이어 론칭되고 있다.

특히 이제는 방송사가 모든 권한을 지닌 것이 아닌, 다수의 아이돌그룹을 성공으로 이끈 대형 기획사와의 협업이 눈에 띈다. 소속사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거나 방송사와 공동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가장 큰 관심을 받는건 역시나 엠넷 ‘아이랜드’다. ‘아이랜드(I-LAND)’는 CJ ENM과 빅히트가 지난해 3월 설립한 합작법인 ‘빌리프랩’의 첫 프로젝트이다. 차세대 K팝 아티스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오는 6월 26일부터 엠넷에서 방송된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방시혁이 ‘아이랜드’의 총괄 의장이자 프로듀서로 참여해 빅히트만의 아티스트 프로듀싱 노하우를 선보이고, 여기에 CJ ENM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다.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슈퍼스타로 성장시킨 빅히트인만큼 제2의 방탄소년단 탄생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아이랜드’에는 빌리프랩의 데뷔 준비생들이 참여해 경쟁을 펼치고 비와 지코도 프로듀서로 나설 예정으로 기대감이 크다.

핑클, 카라, 에이프릴, 카드를 만들어낸 DSP도 JTBC스튜디오와 손을 잡고 스타발굴 리얼리티 예능을 선보인다. 제작엔 ‘뜨자’가 참여한다. ‘Burn Up : 빌보드 도전기’라는 프로그램으로 JTBC스튜디오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다. 저스틴 비버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하브가 참여하고 에이프릴, 카드, 허영지도 특별 MC로 나서며 지원사격한다. 30명의 출연자가 참가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각 기획사마다 가지고 있는 강점이나 노하우가 모두 다르다. 이들이 선보이는 아이돌그룹도 개성이 다르듯 해당 프로그램들도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며 “육성 과정에 있어서도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가 관전포인트”라고 전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시야를 넓혀 글로벌 오디션을 진행 중이다. ‘니지 프로젝트’는 JYP와 일본 소니뮤직이 함께 걸그룹을 탄생시키는 프로젝트로 일본 뿐 아니라 미국 하와이, LA 등에서 오디션을 진행, 1만명 중 26명을 선발해 최종 데뷔조를 가리기 위한 과정을 방영중이다. 일본에서만 방영됐지만 22일부터는 유튜브를 통해서도 방영이 확정돼, 전세계 팬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2PM, 미쓰에이, 갓세븐, 트와이스 등 JYP는 외국인 멤버들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한발짝 앞서나갔던 만큼 이번 글로벌 오디션도 각광받고 있다. ‘니지 프로젝트’에서 인기인 연습생은 국내 커뮤니티 등에서도 재조명 받으며 국내에서도 꽤 높은 인지도를 쌓고 있다.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은 대형 기획사와 손을 잡고 자존심 회복을 할 수 있을까. 과거 빅뱅, 트와이스 등도 모두 이러한 데뷔 리얼리티를 거쳐서 데뷔했다. 그러나 청신호만 있는건 아니다. 앞서 선보인 JTBC ‘믹스나인’, 엠넷 ‘월드클래스’ 등도 각각 YG엔터테인먼트,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와 협업이었지만 큰 관심을 받진 못했다. 바꿔 말하면 그들만의 리그가 될수도 있는 것. 특히 ‘믹스나인’은 데뷔조가 무산되기까지 하면서, 잡음이 계속됐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역시 공신력이 많이 무너진 상황이다. 대중으로 하여금 신뢰감을 회복하는게 우선”이라며 “나란히 선보여질 프로그램들이 위기를 기회로 잡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귀띔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빅히트, JYP엔터테인먼트, 브릿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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