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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클락 선수노조 위원장(왼쪽)과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 NJ.com 캡처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대로라면 2020시즌 진행은 불가능하다. 메이저리그(ML) 선수노조가 사무국과 구단주 그룹의 50경기 시즌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절했다.

선수노조 토니 클락 위원장은 5일(한국시간) 공식성명을 발표했다. ML 사무국과 구단주가 선수노조에서 제안한 추가삭감 없는 114경기 시즌을 승인하기를 바랐으나 제안이 무산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선수노조 집행위원 앤드류 밀러는 “늘 그랬듯 우리는 야구하기를 원한다”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연봉삭감안에 합의했다. 다른 사안에 있어서는 늘 대화하며 정책을 보완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최대한 빨리 그라운드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갈등의 원인은 역시 ‘돈’이다. 사무국과 구단주는 선수들의 연봉을 추가삭감하지 않을 경우 50경기 시즌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경기수를 50경기 내외로 줄여야 3월에 합의한 연봉삭감안에 맞춰 구단을 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시 선수노조와 구단주 그룹은 경기수에 비례해 연봉을 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즉 구단주 입장에서는 경기수가 적어야 지출도 줄어든다. 무관중 경기로 시즌이 진행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구단 수입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티켓 판매, 즉 관중 입장 수익이 없다. 경기숫자를 줄여 시즌을 치르는 게 구단주 입장에서는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50경기 시즌은 야구의 본질과 많이 동떨어져 있다. 최소 100경기는 진행해야 강팀과 약팀을 가릴 수 있다. 클락 위원장은 “선수노조는 협상이 진전되기를 바란다. 포스트시즌을 취소하는 대신 더 많은 경기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연봉지급을 연기하는 방안도 있다. 아예 시즌을 이듬해까지 두고 이듬해 연말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우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벤트와 방송 출연을 통한 팬과 만남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연봉삭감이 없더라도 팀당 50경기를 수용하기 힘들며 의미 있는 시즌을 위해 경기수를 늘리기를 원한다는 주장이다.

ML 사무국은 오는 7월 4일을 개막 시점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구단주 그룹과 선수노조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선수노조가 연봉 추가 삭감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구단주 그룹이 또다른 제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만일 이대로 협상이 교착상태가 된다면 7월 4일 개막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몇몇 구단주는 2020시즌을 포기할 마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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