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흥국생명 선수들이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원정 경기에서 1세트 서로 독려하고 있다. 제공 | 한국배구연맹(KOVO)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결국 흥국생명이 V리그 여자부 비시즌 최대 승자가 됐다.

새 시즌 샐러리캡 개정부터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의 은퇴까지 어떻게 보면 흥국생명이 원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모두 품을 수 있는 큰 그림은 이미 일찌감치 그려지고 있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통해 품은 지 두 달만에 ‘배구 여제’ 김연경마저 영입했다. 셋은 국가대표팀 주전 레프트와 세터라는 점에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 4월 열린 V리그 이사회에서는 2020~2021시즌 여자부 샐러리캡 규정을 놓고 막판까지 진통이 이어졌다. 사실상 흥국생명과 나머지 5개팀이 대립각을 세웠다. 흥국생명은 FA시장에서 이재영의 잔류와 이다영의 영입을 위해 샐러리캡을 25억원(옵션 포함)까지 증액하기를 원했다. 반면 다른팀들은 20억원 선까지 증액도 충분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시만해도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합류까지는 계산하지 않았던 상황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최대한 샐러리캡을 늘리려고 노력한 것이 비 시즌 최대 승자가 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결국 새 시즌 여자부 샐러리캡은 옵션 5억원을 포함해 23억원으로 설정됐다.

김연경의 영입과정에서 걸림돌이 된 것은 고액 연봉에 따른 샐러리캡 준수 문제였다. 흥국생명이 김연경에게 줄 수 있는 최대 연봉인 6억 5000만원을 안겨줄 경우 샐러리캡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트레이드, 방출 등 여러가지 대안을 고민해야만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연경이 통 큰 양보가 꼬인 실타래를 풀게 했다.

김연경의 결단뿐만 아니라 지난 4월 전격 은퇴를 선언한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의 결정도 흥국생명이 샐러리캡 부담을 덜 수 있는 전환점이 됐다. 지난시즌 흥국생명에서 이재영은 3억2000만원, 김해란은 2억원의 연봉을 수령해 팀 내 1~2위를 차지했다. 지난시즌 샐러리캡이 14억원이라 두 선수의 연봉을 제외한 8억8000만원의 샐러리캡 여유분으로 나머지 13명의 선수와 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새 시즌에는 지난시즌 팀 내 연봉 2위였던 김해란이 흥국생명에 없다. 흥국생명은 새 시즌 김연경 이재영 이다영 등 ‘빅3’의 연봉으로 13억5000만원을 소진해 남은 9억5000만원으로 나머지 선수들과 연봉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지난시즌과 비교해보면 무난하게 선수단을 꾸릴 수 있을 전망이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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