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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세월을 이기는 장사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대호(38·롯데)와 이현승(37·두산)이 투·타에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며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2001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프로야구, 미국 메이저리그를 모두 경험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이제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16홈런, 88타점을 기록했는데 노쇠화 얘기가 나왔다. 개인 통산 타율 3할대, 316홈런, 1157타점을 기록 중인 이대호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 속에 홈런 수도 절반 이상 준 탓도 컸다.
절치부심 올시즌을 준비한 이대호는 13일 현재 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 4홈런, 24타점, 출루율 0.404, 장타율 0.468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0.790까지 떨어졌던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0.872까지 올라갔다. 한국에 복귀한 2017년과 2018년 모두 9할대 OPS를 유지한 이대호가 정상궤도를 향해 다시 올라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대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롯데의 4번타자 중책을 소화하며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0.375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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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불펜의 베테랑 이현승도 나이를 잊은 역투를 하고 있다. 2002 현대 2차 3라운드 26순위로 지명된 이현승은 2010년부터 두산에서 뛰고 있다. 특히 2015년 41경기에 나서 3승 1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했고, 2016년 25세이브를 기록하며 두산 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2018년 평균자책점 4.99(1승, 6홀드)로 부진했고, 지난해 9경기(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00) 등판에 그쳤다.
적지 않은 나이, 현실에 타협하며 포기할 수도 있는 이현승이지만 올해 자존심 회복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그 결과 16경기에 등판해 1승,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두산 불펜이 흔들리는 가운데 산전수전 다 겪은 이현승이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다. 지난달 26일 잠실 SK전에선 팀의 승리를 지켜내고 2017년 5월 25일 잠실 LG전 이후 3년만에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대호와 이현승이 나란히 ‘에이징커브(Aging Curve·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를 비껴가고 있다. 이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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