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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불법대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구속된 가운데 상상인 측은 “혐의와 관련해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상인 측은 22일 “당사의 유준원 대표이사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돼 수사 중에 있다”면서 “본건 혐의와 관련해 현재까지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공시했다. 이어 “당사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상인은 지난해 3월 유 대표 단독 체제에서 유준원·이민식 각자대표 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유 대표와 검찰 출신 박모 변호사에 대해 “주요 범죄혐의사실이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유 대표 등의 행위는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크게 훼손한 것으로서 사안이 중대하다. 피의자들의 지위와 역할, 가담 정도 및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보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친인척이 운용하는 펀드에서 인수한 회사인 더블유에프엠(WFM)을 비롯해 다수 업체에 특혜 대출을 해주고 법정한도를 초과해 개인 대출을 해준 의혹 등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유 대표가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통해 무자본 인수합병(M&A)이나 주가조작 등 세력에게 자본금을 지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상상인저축은행은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빚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15개 기업 중 스타모빌리티, 팍스넷, 리드, 슈펙스비앤피 등 9개사에 총 1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유 대표는 한계기업들이 담보 대출을 받을 때 CB발행 사실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대출을 해줬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CB발행을 숨긴 한계기업이 우량기업으로 오해돼 소액 주주들이 투자 피해를 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변호사는 2018년 3월~2019년 8월 차명법인 자금 등을 이용해 수백억원 상당의 상상인그룹 주식을 사들여 주가 방어를 도운 의혹을 받는 등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변호사가 주가를 방어했던 시기는 유 대표가 골든브릿지 증권의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상상인그룹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았던 시기와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konplas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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