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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이 연이은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 보이콧 위기를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글에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그런 페이스북이 인종차별을 방관한다며 페이스북과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에 광고를 게재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비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글에 대해 “최대한 많은 표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발언의 자유를 이유로 해당 게시글에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이 애용하는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는 표시를 더하거나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할 것”이라고 쓴 표현을 숨김 처리한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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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이란 ‘방관’은 결국 SNS를 소비하는 사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대표적으로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등의 단체가 인종차별이나 혐오발언 등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페이스북에 광고를 중단할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 같은 시민들, 세계인들의 공감에 기업들도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게 됐다. 우선 유니레버, 버라이즌, 노스페이스, AT&T, 혼다, 코카콜라, 파타고니아, 허쉬, 디아지오, 리바이스, 룰루레몬 등 120여 개 이상의 기업이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미국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도 28일 소셜미디어의 증오 발언 대책 강화를 촉구하며 모든 소셜미디어에 광고를 일시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가 “정치인의 연설을 보는 것은 대중의 관심사이며 언론사들은 정치인의 발언을 보도한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우리 플랫폼에서도 이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뒤 이어진 기업들의 광고 보이콧으로 페이스북의 주가는 28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8.32% 하락한 2016.08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3개월 간 가장 큰 낙폭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페이스북에 광고를 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만으로 이미 수많은 매체에 보도되고 해당 SNS 글이 공유되면서 기업은 광고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논란이 커진 페이스북에 광고를 하지 않음으로써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홍보까지 되고 막대한 광고비를 아낄 수 있어 기업은 1석3조의 효과를 이유로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광고주들의 불만이 쌓인 끝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쏟아져나온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광고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반대되는 부정적인 콘텐츠가 올라오는 상황에 대해 기업들이 썩 내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보이콧 기한은 기업별로 상이하다. 대부분 7월부터 한두 달간 보이콧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은 연말까지 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그간 혐오발언을 막지 않았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광고 중단 SNS도 다양하다. 기업들이 갑을 관계가 뒤바뀐 플랫폼 사업자들을 상대로 단체행동에 나섬으로써 ‘플랫폼 사업자 길들이기’를 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사용자만 전 세계 20억명에 달하고 있어 기업들이 장기간 광고를 보이콧하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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