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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양현종(31)을 향한 KIA의 믿음엔 흔들림이 없다.
올시즌 양현종의 초반 페이스는 기대보다 더딘 편이다. 29일 현재 10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4.67로 ‘에이스’의 위용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오히려 새 외국인 원·투펀치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이 마운드 선봉장 역할을 해내고 있다. 브룩스는 평균자책점 2.51, 가뇽은 3.88로 KBO리그 연착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반면, 양현종은 출발부터 고비였다. 지난달 5일 키움과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4실점(4자책)으로 조기 강판 굴욕을 겪었다. 올시즌에도 토종 에이스 임무를 맡았지만, 스스로 ‘5선발’이라 자평했을 만큼 초반 레이스에서 힘겨워 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21일 광주 삼성전은 올시즌 양현종이 등판한 10경기 중 가장 최악의 경기로 꼽힌다. 이날 4이닝 10안타(2홈런) 8실점(7자책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3점대였던 평균자책점도 이날을 기점으로 급격히 솟아올랐다. 8실점은 양현종의 역대 개인 최다실점 타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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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부진을 말하고 있지만, KIA는 그의 반등을 믿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양현종의 꾸준함과 실력을 지켜본 사령탑도 마찬가지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양현종이 원하는 만큼의 날카로운 피칭이 나오지 않고 있긴 하다. 밋밋한 느낌도 있었다”면서도 “최대한 휴식을 잘 취하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잘 준비한다면 좋은 등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재응 투수코치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큰 문제는 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서 코치는 “캠프에서나 시즌 중에나 한 번씩 과부하가 걸린다. 슬럼프가 오는 시기가 있는데 양현종에게 그게 온 것 같다. 하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본인도 구종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다듬으면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믿음의 이유는 분명하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에도 초반 레이스에서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4월까지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8.01. 특히 4월 등판한 4경기에서만 3패를 떠안으며 4월 평균자책점은 9.82까지 치솟기도 했다. KIA도 리그 10위까지 떨어지는 등 여러모로 부진이 깊었다. 모두가 내리막을 예상했으나, 양현종은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5월 19일 한화전부터 7월 12일까지 9연속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고, 5월엔 평균자책점 1.10으로 월간 MVP까지 수상했다. 후반기에도 지치지 않았다. 8~9월 전경기 무패 행진을 달린 양현종은 2019시즌 최종 성적 29경기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 리그 1위로 시즌을 마쳤다.
반등의 발판은 밟았다. 지난 27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시즌 6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올라올 선수는 올라온다. ‘대투수’를 향한 KIA의 믿음이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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