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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처럼 2000년대 생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군산CC 오픈에서 2002년생인 김주형(18·CJ대한통운)과 2001년생 김민규(19)가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졌다.
젊은 패기로 흘려보내기에는 눈길을 끄는 요소가 있다. 둘 다 어린 나이에 해외로 나가 이런 저런 경험을 쌓았다. 김주형은 스윙 코치인 부친에게 기본기를 착실히 배워 15세 때부터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투어에 출전했다. 국내에서는 프로 자격을 얻을 수 없는 나이에 아시안투어에서 우승을 따내는 등 국내 선수들보다 훨씬 많은 대회 경험을 쌓았다. 올 초에는 아시안투어 SMBC 싱가포르 오픈에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맷 쿠차(미국) 등가 우승 경쟁도 했다. 디 오픈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내 세계적인 스타들과 실력을 겨룰 기회도 이미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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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도 비슷하다. 중학교 졸업과 동시에 유럽으로 건너간 김민규는 유럽 3부투어부터 골프선수 꿈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2018년 유럽 2부투어 중 하나인 체코 챌린지에서 17세 64일로 유러피언 챌린지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을 일궈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세계 대유행(팬데믹)으로 유러피언 투어가 중단 돼 귀국했는데, 월요예선을 통해 출전한 군산CC 오픈에서 최종라운드 때 코스레코드 타이인 9언더파 62타를 적어 준우승 쾌거를 이뤄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적인 골프선수라는 명확한 목표를 향해 또래들의 삶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제도권 교육을 받기보다 홈스쿨링 등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대신 자신의 기량 향상에 매진하는 것이 꿈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빠른 길이라는 확신을 가진 행보다. 실제로 지난 8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솔라고CC에서 열린 MFS드림필드 미니투어에서 만난 또다른 김민규(17)도 “프로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기 떄문에 진학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 역시 이른 나이에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 유럽행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로 출국이 무산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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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선수들이 성장하려면 어쨌든 많은 대회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최상위 레벨인 코리안투어조차 후원사를 구하기 어려운 국내 남자 골프 현실을 고려하면 대회를 통한 경험쌓기는 언감생심이다. 필드대신 연습장 혹은 스크린골프장에서 훈련하다보니 세밀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코리안투어는 미국프로골프(PGA) 2부투어나 아시안투어 등 해외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거의 매대회 우승 경쟁을 한다. 심지어 유러피언투어에서도 우승한 번 없던 외국인 선수들이 코리안투어 스타들과 비슷한 스코어로 경쟁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KPGA 구자철 회장은 “코리안투어가 성장해야 하부리그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경쟁력이 뛰어난 종목은 유소년 저변 확대와 이에 걸맞는 경기 수가 담보돼 있다는 사실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코리안투어에 불기 시작한 10대 돌풍을 흘러가는 바람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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