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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FA컵 8강전에서 포항을 잡는 멀티골을 기록한 박주영(오른쪽 첫 번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서울이 5년 전 FA컵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구겨진 자존심의 회복을 노리고 있다.

서울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과의 2020 하나은행 FA컵 8강전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3승1무9패(승점10·11위)의 저조한 성적으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서울은 사실상 K리그 하위 스플릿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부진한 올 시즌을 해피엔딩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FA컵 우승만 한 것도 없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에 부진했던 시즌 분위기를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다.

서울은 지난 15일 대전과 16강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녹아웃 토너먼트 무대인 FA컵에서 살아남았다. 최근 K리그에서 재차 3연패 부진에 빠진 서울이 고개를 들 수 있는 건 FA컵 무대밖에 없다. 더구나 상대는 지난 2015년 FA컵 8강에서 격돌한 적 있는 포항이다. 당시 포항을 안방에서 2-1로 잡고 토너먼트 최상부까지 오른 서울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5년 전 K리그에서 4위를 했던 당시 팀 분위기와는 다른 상황이지만 서울이 그나마 우승의 기억을 떠올리며 힘낼 수 있는 상대가 포항이다.

서울을 상대하는 포항 또한 마침 상황이 녹록치 않다. 포항은 K리그 13라운드 현재 3위로 4위 상주(이상 승점 24)와 상위권에서 경쟁 중이다. K리그도 집중해야 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FA컵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포항은 두 대회를 병행하기에 선수층이 얇다. FA컵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주전급 자원을 대거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일정 뒤 K리그에서 만나는 상대가 전북(2위·승점 29)이다. 선두권 추격을 위해선 K리그도 놓칠 수 없다. 차기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노리는 김기동 감독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 중이다.

반면 서울은 FA컵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수원이 K리그 8위의 저조한 성적에도 어깨를 펼 수 있던 건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서울 역시 최근 동반 부진 중인 라이벌이 자존심을 회복했던 것처럼 FA컵 정상에 오른다면 그동안 부진을 깔끔히 씻을 수 있다. 서울은 현재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1위(1승)를 기록 중이다. 서울이 2년 연속 아시아 무대에서 자리를 유지한다면 과거 명성을 되찾을 수도 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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