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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민 JTBC 해설위원이 27일 서울 모처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사진을 찍고 있다.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현영민(41) JTBC 해설위원은 올시즌 치열하게 우승 다툼을 벌이는 울산 현대, 그리고 전북 현대와 인연이 깊다. 어느 한 쪽의 손을 들기 애매한 위치에 있다.

현 위원이 가장 애정하는 K리그 팀은 울산이다. 2002년 울산에서 프로 데뷔해 2009년까지 활약했다. 중간에 잠시 러시아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 7시즌을 뛰었다. 프로 커리어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팀이다. 2010년 FC서울로 트레이드 된 아픔이 있긴 하지만 울산을 향한 현 위원의 사랑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는 “울산은 제가 20대 청춘을 바친 팀이다. 트레이드 당시에는 상처를 받았지만 돌아보니 저에게도 좋은 결정이었다. 울산은 제 마음 속 1번 팀”이라고 털어놨다. 전북에는 동갑내기 ‘절친’ 이동국이 있다. 2001년 대표팀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19년째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김은중 23세 이하 대표팀 코치, 박동혁 충남 아산 감독 등과 함께 친목 모임인 ‘이마발(이 생애 마지막 발악)’ 핵심 멤버들이기도 하다. 현 위원은 “개인적으로 어느 팀을 응원하기 힘들다. 해설위원이라는 위치 때문이기도 하다. 두 팀의 우승 레이스를 정말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 위원은 “두 팀의 우승 레이스는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지난해처럼 다득점으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맞대결이 중요하겠지만 다른 팀들과의 경기로 인해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당장 누가 더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전망했다. 사실 1라운드까지만 해도 현 위원은 울산의 손을 들었다. 그는 “전북은 공격적인 측면에서 애로사항이 많았다. 최전방과 왼쪽 측면의 무게가 다소 떨어졌다. 반면 울산은 공수 밸런스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빈 틈을 찾기 어려운 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북이 구스타보와 바로우를 영입해 전력을 끌어올리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현 위원은 “이제 전북도 완벽에 가까운 팀이 된 것 같다. 첫 라운드에 비해 훨씬 강해진 느낌이다. 울산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현 위원은 최종적으로 어떤 팀의 우승을 예상했을까. 정답은 울산이다. 현 위원은 “51대49 정도 비율로 울산의 우승을 예상하겠다. 절대 사적인 감정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유는 심리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아쉽게 우승을 놓친 울산이 어느 때보다 심기일전에 끝까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난해 울산이 큰 아픔을 겪었다. 그럼에도 좋은 선수들을 대폭 영입해 전력을 오히려 강화했다. 구단과 선수들의 간절함, 열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그 에너지가 우승으로 이어질 것 같다. 2005년 제가 주장 시절 울산에서 우승을 했다. 15년 만의 챔피언 등극이 가능할 것이다.”

대신 현 위원은 절친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동국이가 제 예상을 보면 서운하다고 할 텐데”라며 웃으며 “여전히 대단한 선수다. 친구로서 자랑스럽다. 해설을 하다 보면 중립적인 위치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동국이가 골을 넣으면 자연스럽게 톤이 올라가고 업 된다. 늘 자기 슛을 칭찬해달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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