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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 #15년차 방송인 #이혼 #싱글대디 #70만 계정 삭제 …
인터넷 방송을 15살 때부터 시작했다는 최고기(30·본명 최범규)는 현재 15년차 베테랑이다. 그는 대도서관, 왕쥬, 도복순 등을 포함한 1세대 인터넷 방송인의 대표 주자로 현재도 유튜브, 트위치 등에서 방송인으로서 롱런하고 있다. 그의 롱런 비결은 뭘까. 최고기는 “처음에 돈을 벌려고 한 게 아니고, 남들을 웃기려고.댓글창에 ‘ㅋㅋㅋㅋ’가 있는 거 그거 보려고 했다”면서 이제는 방송이 일상생활이 됐다고 전했다.
최고기는 최근 아내이자 유튜버인 유깻잎(28·본명 유예린)과 이혼 소식을 밝혀 충격을 줬다. 최고기 유깻잎 부부는 대표 유튜버 부부였으나 지난 5월 4년 여간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금은 싱글 대디로 딸 최솔잎과 함께 지내고 있다고. 그는 자신이 겪었던 이혼과 육아 등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최고기는 “(이혼 후에) 한번 무언가를 터득한 느낌”이라며 “안 하면 물론 당연히 좋겠지만, 서로 더 이해심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자녀 양육에 대해서는 “성격적으로 봤을 때 둘이 합의 하에 제가 키우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에는 저작권 문제로 7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던 채널이 삭제당하는 등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방송 생활을 계속해온 그는 얼마 전 구독자가 10만 명을 돌파했다고 기뻐했다. 최고기는 자신의 인기 비결로 ‘숨기지 않는 멘트’를 꼽으며 “많은 분들이 야한 것을 좋아한다. 저도 선을 넘지 않는 섹드립을 좋아한다”고 웃었다.
다시다난했던 최고기를 지난 7일 수원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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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최고기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안녕하세요. 방송도 하고 솔잎이도 키우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1세대 인터넷 방송인이신데, 어떻게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게 된건가요?방송을 15살 때부터 시작했어요. 연예인도 하고 싶고 가수도 하고 싶었는데, 혼자 해보고 싶은 마음에 도전했어요. 어떤 카페에서 누가 방송하는 거 보고 너무 재밌어서. '얘보다는 잘하겠다' 싶어서 방송을 하게 됐어요. 방송 후에 얼굴도 공개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외모에 자신감도 생겼죠 하하.
2005년, 인터넷 방송 완전 초기 때부터 시작했거든요. 아프리카TV에서 게임 방송도 하고 캠(카메라) 방송도 하고…진짜 오로지 웃기려고 했던 거 같아요. 2005년에서 2008년까지는 돈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웃길려고. 웃기려고 하다보니 돈이 벌렸어요.
-오, 적성을 완전 찾으신거네요네. 하하. 집돌이에다가 사람들 웃기는 거 좋아하고.
-고기님 하면 아슬아슬하게 선을 지키는 19금 영상들로 유명한데요.‘시청자들을 내 코드에 맞추자’라고 생각해요. 19금 농담이나 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개그코드를 좋아해요. 공중파는 자극적인 게 안되니까. 사람들이 인터넷 방송을 보는 이유도 드러내지 못했던 자극적인 맛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런 콘텐츠들을 많이 했었어요. 예를 들어 선정적인 영상 VR 체험 리액션. 이런 것들을 제가 처음 했거든요. 제가 그걸 시도한 이후로 다른 분들도 막 하시더라고요. 그걸 안 좋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 약간 음지에 있던 문화를 양지로 올리는 그런 건가요?네. 유튜브에서 제재하지 않는 선에서 우리가 보고 싶은 거 보고. 이혼도 마찬가지예요. 이혼을 하면 부부가 서로 안 본다는 생각이 크니까. 전혀 그런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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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이혼하셨다고요? 깜짝 놀랐어요.
이혼 관련해서도 댓글이 달리는데, 제가 ‘죄송합니다. 사죄를 드립니다’ 그렇게 반응할 수는 없잖아요? 처음에는 너무 우울하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괜찮아요. 이야기를 좋게 풀어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2020년부터 별거하고 5월에 이혼 확정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서로 개방적이에요. 이혼하면 (아이에게) 엄마나 아빠 보지 말라고 하는 게 애가 크는데 안 좋은 영향을 미쳐요. 저도 직접 겪었는데. 우리는 이혼을 해도 엄마, 아빠로서 역할을 다 하자고 했어요.
- 지금도 전처와 잘 지내신다고요.네. 전화해서 뭐하냐고 물어볼 수 있어요. 친구 처럼 변했어요. 이혼 했을 때도 이 친구와 다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알릴 지 서로 합의했어요. 이걸 제3자가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에 따라 다르죠. 이혼도 그렇고, 개방적인 사람은 제 방송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요.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들었어요. 힘들진 않으신가요?처음에는 우울증도 오는 것 같고 항상 무기력하고. 사람 만나기도 싫고 그랬는데. 만약에 아이가 더 어렸다면 더 힘들었을텐데 어느 정도 크고 말도 알아들으니까 적응이 됐어요. 나도 놀고 싶고 친구 만나고 싶고 그랬는데 아이를 좀 더 잘 키워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어제 집 대청소도 했답니다. (웃음)
양육권 이야기를 했는데, 그 친구는 소심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고 반면에 저는 사람 만나서 이야기하고 모르는 사람 인사 받으면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유깻잎 씨도 저랑 사귀고 제가 유튜버를 하라고 권한거거든요. 그게 적성에 안 맞는게 많았죠.
아무튼 그래서 나중에 아기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결과가, 제가 키우는 게 성격상 솔잎이에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양육권을 갖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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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또 무려 70만명의 구독자가 있었던 채널이 삭제됐다는 매우 슬픈 소식도 있었는데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채널은 저작권 문제 때문에 삭제됐어요. 도라에몽 캐릭터가 나오는 인디게임이 있는데, 그 게임에 잔인한 요소가 있어요. 도라에몽 회사에서 ‘이걸 이렇게 (잔인하게) 바꿔서 네가 플레이 했으니 저작권 침해다’ 라고 해서, 통보받고 계정이 삭제됐어요. 지금 새로 채널 개설해서 열심히 하다보니 구독자가 많이 늘었어요. 드디어 10만 명 됐어요. 10만 명 되니까 다시 광고가 들어오기도 하고.
- 그럼 전업 유튜버로서 수입이 많이 줄어들었겠어요.요즘에는 수입이 천차만별이에요. 70만 명일 때는 연간 2억~3억원 정도는 벌었는데.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만. 인터넷 방송하면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그건 70만일 때 샀어서(웃음) 먹고 살 수는 있는데 그래도 더 노력하면 모자라지는 않을 것 같아요.
- 요즘 유튜버들 뒷광고 논란이 크게 일었는데 고기님은 괜찮으세요?저는 뒷광고 없어요. 항상 앞광고만 해서 하하. 저는 브랜드 이름 있는 것들을 많이 했죠. 유명 브랜드들 CF도 찍었는 걸요? 옛날에 2010년, 2011년 그때 방송했을 때는 인터넷 방송인이라고 하면 무시당했어요. 근데 이제는 그거를 넘어선 시대가 온거죠. 연예인 경계가 없어진 것 같아요.
-전업 유튜버로서, 미래의 유튜버들을 향해 한마디 하신다면요?저는 제 적성과 잘 맞아서 좋은데. 수입 변동이 너무 심해요. 수입이 진짜 없을 때도 있었어요. 한달에 200만 원 버는 것도 저한테 적은 금액인데, 진짜 180만 원 들어온 적도 있었고. 장비도 사고 생활비도 나가고 그래야 되는데. 그런 것도 견딜 수 있으면 괜찮아요.
저는 15년 동안 했으니까 이 일이 그냥 일상이에요. 그냥 너무 좋아요. 채팅창으로 소통하고. 사실 돈, 별풍선 안 받아도 유튜브에 올려서 반응 좋고 댓글창에 그 ‘ㅋㅋㅋㅋ’ 달리는 게 기분 좋더라고요. 그래서 롱런하는 거 같아요. 1세대 방송인 분들 왕쥬님들 다 제 팬이라고 하하하.
eunj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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