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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가 11일(한국시간) 미션힐스CC에서 열린 LPGA투어 ANA인스퍼레이션 1라운드에서 신중한 표정으로 그린을 읽고 있다. 제공=LPGA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덤보가 이륙하는 법을 되찾았다.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니 표정도 샷도 한결 가벼워 보인다. ‘덤보’ 전인지(26·KB금융그룹)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전인지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 있는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6856야드)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 첫 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바꿔 5언더파 67타를 적었다. 넬리 코르다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산뜻한 출발을 했다. 전인지는 “코스에서 즐기려고 노력했고, 멋진 라운드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메이저대회는 전인지에게 좋은 기억이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활동 중에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덜컥 우승(2015년)을 차지한 뒤 LPGA투어 신인으로 나선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우승(2016년)을 따냈다. LPGA투어 첫 2승을 모두 메이저대회로 장식해 ‘메이저퀸’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 같던 전인지는 2018년 하나금융챔피언십 우승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고, 부상과 부진을 반복했다.

전인지는 “내 골프가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몰아붙인 게 부진의 원인이 된 것 같다. 샷부터 퍼팅까지 완벽해야한다는 압박감 탓에 골프를 치는게 재미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휴식과 여행 등으로 마음을 추스른 뒤 즐겁게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고, 지난달 열린 스코틀랜드오픈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IG여자오픈 공동 7위로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1번 홀에서 짧은 버디퍼트를 놓쳤지만, 2번홀에서 6m 가량 되는 버디 퍼트를 성공해 자신감을 찾았다”고 돌아봤다.

이제 1라운드를 치렀기 때문에 결과는 지켜봐야하지만, 전인지가 우승권에 가세하면 한국 선수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팬 입장에서는 볼거리가 풍성해지는 셈이다.

이번 대회로 LPGA투어에 복귀한 ‘남달라’ 박성현(27·솔레어)은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바꿔 3타를 줄였다. 김세영(27·미래에셋) 등과 공동 9위권에 이름을 올려 남다른 적응력을 과시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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