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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빕이 개이치를 물리친 후 지난 7월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통곡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아버지가 없는 세상에서 승리는 의미 없다.” 25일(한국시간) 중동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파이트 아일랜드에서 UFC 254가 열렸다. 메인이벤트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와 저스틴 개이치(31)의 라이트급 통합타이틀전. 전세계 격투기팬들이 고대하던 올해 최고의 이벤트였다.

28연승 ‘무적’의 챔피언 하빕은 개이치를 서브미션으로 격퇴시키며 연승 숫자를 ‘29’로 늘렸다. 하지만 하빕은 승리 후 돌연 은퇴를 발표해 UFC 관계자들은 물론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빕과 개이치는 레슬링을 베이스로 MMA에 뛰어들었지만 타격 또한 최고의 수준을 가지고 있다.

타격과 레슬링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함을 자랑했던 두 선수의 우위는 결국 하빕의 우세로 판정났다.

파워에서 개이치를 압도한 하빕은 2라운드 들어 태클과 클린치로 우세한 포지션을 장악, 결국 2라운드 1분 34초 만에 트라이앵글 초크로 서브미션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

전략은 개이치가 뛰어났다. 개이치는 1라운드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레그킥을 작렬, 하빕에게 데미지를 입혀나갔다.

하빕의 다리가 붉게 물들 정도였다. 다리에 충격을 받은 하빕에게 개이치는 타격도 선사, 팬들은 하빕의 패배를 상상할 정도였다.

하지만 스피드와 파워는 하빕이 압도적이었다. 2라운드 들어서도 개이치의 전략은 변하지 않았고, 유효했다.

하빕은 압도적인 힘을 바탕으로 개이치가 공격을 시도하는 사이 순식간에 포지션을 역전시키며 개이치를 초크로 압박했고, 개이치는 하빕의 파워를 견디지 못하고 탭을 치고 말았다.

하빕은 승리후 케이지 인터뷰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하빕의 아버지이자 트레이너인 압둘마납 누르마고메도프는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에 쓰러지며 지난 7월에 타계했다. 향년 55세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나이였다.

하빕을 케이지로 인도한 아버지는 하빕에게는 신적인 존재였다. 당초 5월에 토니 퍼거슨과의 타이틀전이 예고되었지만 아버지가 코로나19로 쓰러지자 미국 전지훈련 등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아버지를 돕기 위해 러시아로 귀국한 하빕이었다.

하빕은 케이지에 자신은 오픈핑거 글러브를 내려 놓은 채 “아버지가 없는 세상에서 승리는 의미 없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rainbow@sportsseoul.com 사진출처 | 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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