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최형우가 생애 두 번째 타격왕 가능성을 높였다. 식지 않는 타격감으로 기어이 역전을 일궈냈다.
최형우는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회말 역전 2점 홈런과 6회말 추가점 발판을 만드는 우중간 안타 등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냈다. 4타수 3안타(1홈런)으로 시즌 타율을 0.353으로 끌어 올려 KT 멜 로하스 주니어를 2위로 끌어내렸다. 로하스는 이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타율이 0.350로 떨어졌다. 또다른 타격왕 경쟁자인 롯데 손아섭도 안타 1개를 추가하는데 그쳐 0.349로 3위를 지켰다.
|
최형우가 남은 세 경기에서도 선두 자리를 고수하면 생애 두 번째 타격왕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삼성 소속이던 지난 2016년 195안타 31홈런 144타점에 타율 0.376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당시 첫 번째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둔 시즌이었는데, 두 번째 타격왕 등극에 도전 중인 올해도 FA 재자격 취득을 위한 마지막 해다. 최형우는 “사실 신경도 안쓰던 타이틀인데 잔여경기 수가 5경기 이내로 접어든 뒤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30홈런도 노려볼만 하지만, 홈런은 내가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페이스”라며 “타격왕에 집중해서 타이틀 홀더가 한 번 돼 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KIA에 입단 한 뒤 다양한 기록을 작성했지만 타이틀 홀더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재계약을 한다면, 더 큰 목표도 세울법 하다. 2000안타까지 16개를 남겨뒀고, 350홈런에 20개 차로 다가섰다. 2000경기까지 294경기가 남아있어 현재 기량을 유지한다면 2000경기-2000안타-350홈런을 달성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KBO리그에서 350홈런 이상 때려낸 타자 중 2000안타와 2000경기 출장을 모두 이룬 선수는 양준혁 MBC스포츠+ 해설위원뿐이다. 양 위원은 통산 2135경기에서 2318안타를 때려냈고, 이중 351개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
통산 368홈런을 때려낸 SK 최정은 2000경기까지 220경기, 2000안타까지 238개를 남겨두고 있어 두 번째 자리를 두고 최형우와 경합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형우는 “350, 2000, 2000보다는 통산 최다 타점 경신이 더 현실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엽이 기록한 1498점에 164점차로 다가서 가시권에 들어왔다. 평균 80타점은 한다고 보면, 향후 두 시즌만 현재 페이슬를 유지하면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이 무렵이면 2000안타와 350홈런도 가능하다. 최형우는 최근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은퇴를 종용받는 분위기가 선수 입장에서는 아쉽다.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나 팀 분위기를 이끄는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소신 발언을 했다. 그는 “실력이 떨어졌다는 건 선수가 가장 잘 안다. 스스로 판단해 깨끗하게 물러나는 것도 프로의 자세”라며 “선수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겠다고 정해놓은건 아니지만, 실력이 안되는데 현역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욕심은 없다. 힘이 떨어졌다고 판단하면 알아서 물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어도 올해 보여준 성적은 여전히 KIA의 중심타자로, 대체불가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