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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3선 도전 자격을 갖추면서 ‘위드 코로나 시대’ 어떠한 청사진을 꺼내들지 관심사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8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최근 KFA와 핸드볼협회, 역도연맹 등 3개 회원종목단체가 문의한 현 회장 세 번째 연임 안건을 심의해 가결했다. 지난 2013년 1월부터 8년간 KFA 수장직을 맡은 정 회장은 2016년 제53대 KFA 회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해 연임에 성공했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 규정 17조에 따르면 체육회 임원과 회원종목단체 임원 및 회장 후보자 등 임기를 4년으로 정하고 한 번만 연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재정 기여와 국제대회 성적 등을 계량화해 종목 기여도가 명확하면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거쳐 세 번째 임기도 도전하도록 예외 조항을 뒀다.
정 회장도 예외 조항을 통해 3선 도전 기회를 잡았다. 그는 지난 2018년 자신이 운영하는 현대산업개발 사회공헌 자금 40억원을 출연, 축구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이어 그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과 지난해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준우승 등 주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아직 정 회장이 3선에 출마할지 명확하게 결정을 내린 건 아니다. KFA 한 관계자는 “3선 도전 자격을 얻을 수 있는지를 우선 체육회를 통해서 확인해본 것이지 회장께서 3선 도전을 공식적으로 아직 밝히지 않았다”며 “모기업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해서 11월까지는 최종적으로 결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초 정 회장은 3선 출마에 회의적인 반응도 보였다. 특히 올해 FIFA 평의회 위원과 아시아축구연맹 부회장 연임에 실패한 것과 맞물리며 정 회장 측근에서는 3선 도전 명분 부족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년간 KFA를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연간 예산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머드급 단체로 끌어올린 것에 호평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올해 KFA는 코로나19 여파로 A매치를 한 번도 치르지 못해 티켓과 광고 수입을 통틀어 200억원에 가까운 적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정 여파는 올해보다 내년 더 심해지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 전염병 관련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축구계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 총수인 정 회장이 물러날 경우 KFA가 돌파구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3선 도전 여부에 말을 아끼면서도 ‘위드 코로나 시대’ 리더십을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코로나가 축구 뿐 아니라 경제, 생활 모든 것을 바꿔놓는 것 같다”며 “그런 의미에서 축구도 변화가 있으리라고 본다. FIFA에서 샐러리캡 도입 얘기도 꺼냈는데 당장 올해가 아니어도 3년이나 5년 이후엔 전반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며 축구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면 코로나 시대 KFA의 구체적인 대응 과제가 선결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3선 출마가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선거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항마로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과 조광래 대구FC 사장,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 등이 거론됐으나 누구도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회장 선거는 내년 1월6일 열린다. 대의원, 대학리그·K리그·실업축구·WK리그·동호인 선수, 지도자, 심판 등 축구인 200명 투표로 치러진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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