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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메이저리그(ML) FA 시장 첫 계약자는 왼손투수 로비 레이(29)가 됐다. 토론토는 8일(한국시간) 레이와 1년 8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금액과 기간에서 드러나듯 ‘빅 딜’은 아니다. 실제로 토론토는 레이를 4, 5선발 정도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8월 30일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애리조나에서 토론토로 이적한 레이는 주로 선발투수로 등판해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투수지만 들쑥날쑥한 제구가 문제다. 현지 언론 ‘디 애슬레틱’은 토론토가 레이와 1년 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레이의 기량만 보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지만 계약까지 고려하면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평가했다.
주목할 부분은 레이와 토론토가 이번 스토브리그 첫 번째 계약을 맺었다는 점이다. ML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중없는 단축시즌을 보내며 막대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구단들은 가열차게 선수단을 정리하고 있으며 마이너리그 팀 축소도 진행 중이다. 때문에 이번 FA 시장을 향한 시선도 부정적이다. 특급 FA 몇 명을 제외하면 예전처럼 1억 달러 규모의 계약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자연스레 구단들은 숨죽인 채 스토브리그를 보낸다. FA 계약 과정 또한 초장기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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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토론토는 시장이 열린지 일주일 만에 계약을 성사시켰다. 시즌 종료 후 FA 시장 큰 손이 될 것을 예고했는데 이를 고스란히 실현할 기세다. 팀 전체 연봉 규모도 높지 않다. 레이가 받는 800만 달러까지 더한 현재 토론토 팀 전체 연봉은 8900만 달러 정도다. 이듬해 팀 연봉 규모 1억 달러 이상을 각오한다고 가정하면 레이와 계약은 시작점일 뿐이다. 올해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른 토론토가 정상 등극을 이루려면 에이스급 선발투수, 그리고 젊은 야수들에게 리더 구실을 할 베테랑 야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움직임은 류현진(33)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겨울 토론토는 류현진과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류현진은 계약 첫 해 토론토의 기대대로 특급 투구를 펼쳤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기세를 고스란히 이어가 올해 아메리칸리그에서도 사이영상 투표 3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토론토 입장에서는 역대 투수 최고 금액을 투자한 선수의 최전성기를 그냥 보낼 수 없다. 류현진이 굳건히 마운드를 지키는 기간 동안 정상을 응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장에 선수는 많다. 관건은 성공한 계약을 해야한다는 점이다. 류현진 영입으로 첫 단추를 맞췄는데 앞으로 두 세 번 더 단추를 맞춰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토론토의 이번 스토브리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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