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늘 그랬듯 떠나는 선수가 있으면 오는 선수도 있다. 방출 칼바람이 불고 있으나 한 달 후 열리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까지 얼어붙을 것으로 단정 짓기는 힘들다. 선수단 규모가 축소된 만큼 팀 연봉 총액도 줄었으며 국내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로 인해 절감되는 비용도 상당하다. FA 자격을 얻는 선수 중 누군가는 대형 계약을 맺고 함박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구단 관계자들도 마냥 스토브리그 한파를 예상하지는 않는다. 한 수도권 구단 고위관계자는 “외부 FA 영입을 계획하는 구단이 분명히 있다. FA가 되는 한 거포 내야수의 경우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FA라고 대우받는 시대는 예전에 지났다. 그래도 기량이 좋은 선수들은 영입 경쟁이 붙지 않겠나. 국가대표 출신이 많은 두산 선수들이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FA 시장 중심에 두산 출신 선수들이 자리할 확률이 높다. 2015년부터 5년 연속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오재일, 허경민, 최주환 등의 가치가 높을 전망이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린 두산 유희관도 선발투수가 필요한 팀이라면 구미가 당길 수 있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 대다수가 은퇴 혹은 FA 신청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시장이 아예 멈추는 일도 없을 것이다. 만 37세에 타격왕을 차지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최형우도 미아로 남을 일은 없다. 최형우와 KIA 구단 모두 FA 재계약을 머릿속에 넣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2016년 겨울 최형우와 4년 100억원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재계약 규모는 당시보다는 현저히 줄어들 게 분명하다. 에이스 양현종이 해외로 진출할 경우 상당한 금액을 아낄 수 있다. 내야 수비 불안과 장타력 부재 등을 고려하면 FA 시장을 바라볼만 하다. 어느덧 5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삼성도 이전과는 다른 겨울을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홈구장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음을 고려해 거포 자원을 주목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4번 타순에 배치할 수 있는 외국인타자를 영입하는 것은 물론 김동엽과 함께 클린업에 자리할 타자도 필요하다.
|
KBO리그 FA 제도는 1999년 겨울 시작점을 찍었다. 당시 거액을 들여 선수를 영입한다는 개념도 잡히지 않았고 IMF 여파로 해태와 쌍방울은 해체 위기에 처했는데 모든 구단이 지갑을 닫은 것은 아니었다. 삼성은 FA였던 이강철과 김동수를 영입해 약점을 메웠고 한화도 송진우와 FA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에는 삼성이 김기태와 4년 18억원, LG가 홍현우와 4년 22억원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올해도 비슷할 수 있다. 몇 년 전처럼 복수의 구단이 치열하게 영입 경쟁을 벌이지는 않아도 여유가 있는 팀은 전력보강에 매진하며 반등을 다짐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