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말 추가 실점 윤성환, 안풀리네![포토]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이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 5회말 추가실점후 로진백을 토스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제일 중요한 걸 빼먹으셨어요. 직접 물어보시지….”

윤성환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구단에 섭섭함을 표할 때는 격앙되기도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어쩌겠나 싶은 생각도 들더라. 그래도 아닌건 아닌거다. 다른 일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형사도 나를 피해자로 보고 따로 준비시킨 증거자료도 준비됐다. 의혹을 모두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채무가 있는건 사실이지만 도박을 하지는 않았다”며 “가장 중요한걸 빼먹었다. 나와 관련된 일이니, 나에게 확인을 했어야 한다. 도박 의혹이 있다고 얘기했으면 일찍 통화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성환
삼성 라이온즈 선발 윤성환이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은 지난 16일자 보도에 윤성환이 도박에 연루된 혐의로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를 둘러싼 각종 소문과 문제를 인식한 삼성 구단의 움직임도 함께 보도했다. 모든 소문은 확대 재생산되기 마련이니 본인이 직접 나와 해명하고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성환은 직접 해명에 나섰고, 소문의 상당부분이 부풀려지거나 와전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도박이나 조직폭력배 연루설에 대해서는 “절대 그런 일 없다. 5년 전에도 비슷한 소문이 있었지만 결국은 무혐의가 되지 않았나. 소문이 있으면 당사자에게 확인하는 게 최선”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저녁 밝혀진 사기 피소 혐의도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는 후배에게 사기를 당해 피해자가 생겼다. 경찰 조사는 이미 받았고, 해명할 수 있는 부분은 해명했다. 담당 형사도 내가 피해자라는 것에 공감하셨는지 따로 준비하라고 말씀하신 증거자료도 준비했다. 피해액은 변제할 수 있다. 이 사건도 잘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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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안좋은 상황이 잇따라 생겨 오해가 쌓였고, 소문이 확대 재생산됐다. 윤성환은 “9월초에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다. 삼성이 아닌 팀에서 뛸 마음은 없었기 때문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한 달 동안 기다렸다. 구단은 구단 입장에서만 얘기를 해서 사장님 면담 요청을 했다. 그래도 묵묵 부답이더라. 구단과 좋게 끝내고 싶어 기다렸지만 답이 없더라. 그래서 단장, 운영팀장 연락을 안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를 결심한 뒤 최소한의 예우를 바랐지만, 구단의 냉대에 배신감을 느꼈다. 이 무렵 사기혐의로 고소가 됐고, 구단 핵심 관계자들의 연락을 잘 받지 않은게 ‘행방불명’으로 확산됐다. 이 행방불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빠르게 소문을 확산 시킨 꼴이다.

윤성환은 “일주일 전에도 구단 관계자와 통화를 했다. 대화를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도 있다”며 “단장과 연락이 안된다는 게 행방불명인가. 통화만 하면 싸우다 끊는데 전화를 받고 싶겠는가. 구단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잘못은 있지만 그래서 2군 프런트와는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도박 연루 의혹 보도 이후 단장과 통화를 했다. 방출 한다더라. 이미 25일에 방출할 예정이었다고 하더라. 사장 면담을 요청하고, 한 달 넘게 기다린 시간도 이미 방출을 결정한 상태였던 것 같다”고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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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성환.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는 “나는 진심으로 우리 팀이 잘됐으면 좋겠다. 후배들이 좋은 지도자, 관계자를 만나 기량을 쌓고, 팀을 강하게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예롭게 은퇴하지는 못하지만 오해를 남기고 떠나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도 의혹이 있으면 내게 꼭 확인해달라.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다. 소문만 듣고 쓰는 기사 한 줄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꼭 인지해달라”고 당부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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