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수원FC 안병준, 우리가 간다 K리그1
수원FC 안병준(오른쪽)이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승격 플레이오프 수원FC와 경남FC의 경기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수원FC는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안병준의 동점골로 1부 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2020. 11. 29.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수원FC가 죽다 살아났다. 부활의 결과는 승격이다.

수원은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승격에 성공했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수원은 3위 경남을 상대로 비기기만 하면 1부리그에 올라가는 상황이었는데 유리함을 잘 지켜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수원에게 어려운 경기였다. 수원은 지난 7일 리그 최종전을 치른 후 3주 만에 경기에 나서서인지 몸이 무거웠다. 중원 싸움에선 밀렸고, 측면 속도 경쟁에서도 뒤지는 모습이었다. 결국 전반 27분 만에 최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후반에도 경남의 역습에 몇 차례 결정적 기회를 내주기도 했다.

고전하며 패색이 짙었던 경남은 후반 추가시간 9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추가시간 5분 정선호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김형원에 잡혀 넘어졌고, 처음에 휘슬을 불지 않았던 김종혁 주심은 VAR 판독 후 고심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안병준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정규리그에서 21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 선수답게 담대한 마무리로 팀의 무승부를 이끌었다. 주심의 VAR 판정 하나가 수원과 경남의 운명을 순식간에 바꾼 장면이었다. 설기현 경남 감독은 “여러 나라를 거쳐 뛰었다. 우리나라 심판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판정을 존중했다.

[포토]하늘로 날아오른 수원FC 김도균 감독
수원FC 김도균 감독이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승격 플레이오프 수원FC와 경남FC의 경기에서 경남FC와 무승부를 거두며 K리그1 승격에 성공한 뒤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수원FC는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안병준의 동점골로 1부 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2020. 11. 29.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날 무승부로 수원은 지난 2015년 이후 5년 만의 승격에 성공했다. 당시에도 수원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1부리그에 처음으로 안착했다. 팀을 이끌었던 조덕제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로 ‘막공’이라는 타이틀 속 K리그1에 올라갔는데 올해 김도균 감독도 비슷한 스타일로 팀을 1부리그에 올려놨다. 수원은 정규리그 27경기에서 53골을 만들었다. 경기당 2골에 가까운 기록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팀이었다. 김 감독은 “올시즌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축구를 하자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다. 앞에서 압박하고 물러서지 말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잘해냈다”라면서 “선수 구성을 봐야 하겠지만 다음 시즌 1부리그에서도 같은 축구를 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이야기했다.

팀 승격의 일등공신인 안병준은 “주심이 VAR을 보러 갔을 때 정신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면서 “페널티킥을 차면 경기가 끝날 것을 알았다. 이런 장면에서 골을 넣어야 진짜 가치가 있는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 집중해서 찼다. 들어간 후에는 기억이 잘 안 난다. 너무 기뻤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K리그2에서 잘했다고 해서 K리그1에서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쉬운 리그가 아니다. 조금 더 발전해야 한다. 그래야 K리그1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라며 1부리그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더불어 “(거취에 대해) 선수들도 농담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실제로 들은 이야기는 없다. 아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라며 이적설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수원의 승격으로 2021년에는 ‘수원 더비’를 볼 수 있게 됐다. 2016시즌 K리그1에서는 시민구단 수원과 전통의 기업구단 수원 삼성의 더비가 큰 화제를 모았다. K리그에서는 사실상 처음 나온 진정한 의미의 지역 라이벌전이라 훌륭한 콘텐츠 구실을 했다. 당시 수원은 많은 이슈를 뿌렸고, 역대 최하위로는 최고 승점을 확보하는 등 1부리그에서 경쟁력을 증명했지만 다이렉트 강등을 당했다. 수원 입장에서는 5년 만의 잔류 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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