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두번째 FA 신분이 된 롯데 이대호.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거물 이대호(38)는 롯데를 떠날 수 없다.

가정이지만 이렇게 쉽게 예단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가 올해부터 FA선수의 이동을 촉진하기 위해 규정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고액 연봉에 나이 많은 선수’는 아직도 이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만큼 복잡하기 그지 없는 KBO 규정을 살펴보자.

◇등급제

이번부터 적용하는 FA선수 ‘등급제’는 선수 이동을 조금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대형 스타선수 외에는 다른팀으로의 이동이 쉽지 않은 제도의 보완책이다. 그래서 등급제가 도입되면 선수 수급이 조금 더 쉬워지고, 숨통을 틔워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FA 선수 명단을 발표하며 선수를 A, B, C로 나눴다.

A등급은 선수가 받은 마지막 연봉 기준으로 소속 구단 내 상위 3위 안이거나 전체 선수 중 30위 이내의 선수다.

B등급은 구단 내 연봉 순위 4~10위 혹은 전체 31~60위권이며 C등급은 구단 연봉 순위 11위 이하, 전체 연봉 순위 61위 이하의 선수 또는 35세 이상인 신규 FA 신청자이다

◇보상 기준

A등급은 기존과 같다. 연봉의 300% 또는 연봉 200%와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을 보상해야 한다.

B등급은 보상선수 지명 시 보호선수가 20인에서 25인으로 늘어나고 금전보상도 연봉의 200%에서 100%로 줄었다.원소속 구단이 보상선수를 원하지 않으면 연봉의 200%를 지급하면 된다.

C등급은 보상 선수는 없지만 전년 연봉의 150%를 지급해야 한다. 과거보다는 많이 완화됐다.

[포토] 이대호, 1회 시원한 솔로포
롯데 이대호가 SK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을 날린 후 오태근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0. 8. 5.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대호 기준

보상 기준을 낮췄다고 하지만 이대호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그의 올해 연봉은 25억원. 이대호의 올시즌 성적은 144경기에 출전, 0.292의 타율과 홈런 20개, 110타점으로 활약했다. 거포가 필요한 팀에서는 군침을 흘릴 수 있는 성적이다. 그러나 이대호를 데려가기 위해서 다른 팀에서 지급해야 하는 댓가가 너무 크다. 38세인 이대호의 나이를 감안하면 25억원과 보상선수 한 명을 내줘야 한다. 아니면 5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연봉까지 포함하면 보상금액이 너무 많다.

※KBO제공

구단 선수 포지션 인정연수 구분 등급
롯데 이대호 내야수 4 재자격 B
두산 유희관 투수 8 신규 A
이용찬 투수 9 신규 A
김재호 내야수 4 재자격 B
오재일 내야수 9 신규 A
최주환 내야수 9 신규 A
허경민 내야수 9 신규 A
정수빈 외야수 9 신규 A
LG 차우찬 투수 4 재자격 B
김용의 내야수 8 신규 C
키움 김상수 투수 9 신규 A
KIA 양현종 투수 4 재자격 B
최형우 외야수 4 재자격 B
삼성 우규민 투수 4 재자격 B
이원석 내야수 4 재자격 B
SK 김성현 내야수 9 신규 A

다른 구단들이 선뜻 영입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이런 이유로 이대호가 롯데를 떠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스토브리그는 각팀의 실력 차이를 줄여 다음 시즌에 야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기회다. 경기가 없는 이 때에도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카드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되면서 7명의 FA가 나온 두산의 기사가 계속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메이저리그는 스타들의 깜짝 이동이 잦다. KBO의 FA제도는 아직도 보다 더 간략하게, 보다 쉽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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