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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만인의 연인에서 사이다 빌런으로. 배우 김정은(47)의 도전은 끝이 없다.
김정은은 최근 종영한 MBN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를 통해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지만, 김정은의 신중하지만 솔직한 답변들에서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연기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복귀작이라 처음엔 걱정도 많았고 긴장도 했다는 김정은이지만 “나중엔 내가 언제 쉬었었나 할 정도로 신나서 연기했다”며 천상 배우다운 면모를 보였다. 지난 3월 홍콩에서 귀국해 제작진과 만난 뒤 5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반년의 시간을 ‘나의 위험한 아내’ 심재경과 함께 보낸 김정은은 “솔직히 말하면 작품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허무감? 혼자만 느끼는 외로움? 배우로서 느끼는 우울감은 좀 있다. 물론 안 그런 척하며 잘 지내고 있다”며 작품을 마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미스터리 부부 잔혹극 ‘나의 위험한 아내’는 부부 간에 밀고 당기는 심리 스릴러를 그리며 한국 사회에서 아내와 남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정은은 극중 주인공인 심재경으로 분해 남편 김윤철(최원영 분)에 대한 복수심을 품고 혈투까지 벌이는 등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을 펼쳤고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최고 시청률 3.4%(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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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나의 위험한 아내’를 차지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통쾌한 빌런’ 심재경의 매력 때문이었다. 김정은은 “이 작품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심재경이 결국 모든 사건을 주도면밀한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여성 캐릭터를 정말 만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매우 평범하고 약해 보이는 현모양처의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 반전과 희열이 큰 쾌감을 줬다. 처음엔 납치 자작극으로 나중엔 50억을 놓고 서로 싸우는 과정에서 현실을 약간 비껴간 판타지로서의 반전과 복수들이 늘 약자로만 그려지는, 같은 아내의 입장에서 통쾌하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판타지적인 인물인 심재경을 현실적인 인물로 안착시키기 과정에서 ‘배우 김정은’의 내공이 빛을 발휘됐다. 그는 “어떻게 하면 여성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처음 외도를 목격하는 되는 과정에서도 평범했던 주부가 흑화 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또한 최고의 멋진 빌런이지만 여자로서 아내로서 사랑받고 싶어하는 느낌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재미교포 사업가와 3년 넘는 연애 끝에 2016년 4월 결혼식을 올린 김정은은 현재 홍콩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김정은은 결혼 후 달라진 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꺼내놓았다. 드라마 복귀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그는 “특별한 일들이 있던건 아니었지만, 삶이 싱글 여배우 때와 달라진 건 사실이다. 결혼 전에는 정말 ‘나’만 생각하면 됐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나니 아무래도 아내로서의 삶이 생기더라”라고 운을 뗐다.
그렇게 작품을 쉬다보니 현실에 안주하게 되기도 했다는 김정은은 “쉬면서 가끔 드라마나 영화에서 열정적인 배우들을 보면서, ‘아 나는 다시 저렇게 못할 것 같아’라는 기분이 들곤 했었다. 자신도 없어서 이런저런 핑계 대며 놀고만 싶었다”고 고백하기도. 그런 시점에서 받게된 ‘나의 위험한 아내’ 대본은 김정은을 다시 촬영 현장으로 불러들였다. “정말 배우로서 치열했던 30대를 보냈던 날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 했다. 그러던 중에 ‘나의 위험한 아내’는 내게 열정과 자신감을 다시 지펴준 작품이다. 매우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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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어느덧 연기경력 25년 차 베테랑 배우다. MBC ‘별은 내 가슴에’, ‘해바라기’, ‘이브의 모든 것’, SBS ‘파리의연인’, ‘연인’ KBS2 ‘울랄라 부부’ 등 수많은 히트작들을 남기는 동시에 여러 캐릭터들을 소화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김정은 역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많은 걸 배웠고 성장했다고 소회했다. “옛날 황정민 선배님의 ‘밥상 수상소감’이 있지 않나. 해가 가면 갈수록, 공감한다.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같이 해야 하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옛날과 달라진 점 역시 더 뻔뻔스럽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거다.(웃음) 같이 해나가야 하고, 함께 해야 하는 작업이라는 것의 의미를 점점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끝으로 김정은은 “활동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 없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할 수도 있고, 맘에 드는 게 없으면 남편 따라 홍콩에 갈 수도 있다”며 “연락 주실 분들은 좀 미리 연락 달라. 14일 전에! 난 격리가 필요하다”고 유쾌한 러브콜을 보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뿌리깊은나무들, 매니지먼트 레드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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