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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지금은 드릴 말이 없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와 달리 롯데는 비교적 조용하게 스토브리그 초반을 보내는 중이다. 존재감이 확 드러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진 않았다. 먼저 내년 시즌 KBO리그를 누빌 외국인 선수 구성을 일찌감치 마감했다. 딕슨 마차도를 시작으로 아드리안 샘슨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앤더슨 프랑코를 영입했다. 뒤이어 외국인 선수 구성의 마지막 조각인 댄 스트레일리를 총액 120만 달러에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친 롯데는 내년 시즌 연봉 협상에 돌입한다.
발빠르게 내실을 다진 것과 달리 롯데의 외부 FA 영입 움직임은 아직 조용하다. 지난해 롯데는 FA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안치홍을 KIA로부터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계약을 주도한 롯데 성민규 단장은 KBO리그 최초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계약을 이끌어내 이슈몰이를 했다. 하지만 올해는 철저한 ‘비밀주의’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올해 외부 FA 영입 계획을 묻는 질문에 “말씀드릴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구단 프런트를 이끄는 수장의 말 한마디가 미칠 파급력을 고려한 조심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다른 9개 구단이 그렇듯, 롯데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수익이 감소했고, 손실은 커졌다. 전력 외 선수들을 정리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롯데는 FA 시장을 차분하게 관망하고 있다. 오버페이를 경계하는 기조 역시 타 구단과 같다.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아직 적극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성 단장은 “경기에서 포기하지 않는게 프로의 의무다. 전력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 단장의 전력보강 우선 순위는 외부 FA 영입이 아니다. 올해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포수 손성빈(장안고)과 좌투수 김진욱(강릉고)을 손에 넣은 데 이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던 야수 최대어 나승엽(덕수고)마저 적극적인 지명 전략과 꾸준한 설득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하면서 신인드래프트의 진정한 승자로 거듭났다. 또한 KT에 신본기와 박시영을 내주고 신인 지명권과 투수 유망주 최건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로 미래를 확보했다. 롯데는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에 적극적인 팀 중 하나였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외부 수혈보다 트레이드로 알짜 보강을 하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현재 롯데의 전력을 냉정히 평가해 현재보다는 가까운 미래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전력보강에 열을 올렸다.
대어급 FA가 시장에 나와있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로 봤을 때 롯데가 외부 FA 영입에 적극적으로 참가할진 미지수다. 하지만 전력보강은 다른 방식으로 이미 이뤄지고 있다. 성 단장 부임 첫 해 스토브리그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롯데가 올해는 조용히, 그러나 철두철미하게 움직이고 있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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