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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엄밀히 말해 무적 신분이다. 원소속 팀을 포함한 모든 팀과 계약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구단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다. FA 신분인데 각 팀 주장이 참가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이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이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올해 FA자격을 얻은 오재일(34)이 그 주인공이다.
오재일은 지난 7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제4회 임시 이사회에 두산 주장 자격으로 참가했다. FA 재자격을 얻었지만 신청을 하지 않은 LG 김현수는 채은성을 대신 보낸 것과 비교됐다. 보기에 따라 오재일이 두산에 잔류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을 수 있는 상황. 두산 관계자는 “오재일과 협상 중”이라면서도 “시즌 막판에 주장을 맡아 포스트시즌까지 치렀기 때문에 책임감으로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으면 좋겠지만, 확신하기 어렵다는 뉘앙스가 묻어났다.
실제로 오재일은 다른 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팀과 액수 등 구체적인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시즌 127경기에서 16홈런 89타점 타율 0.312를 기록한 오재일은 상대적으로 잠실보다 짧은 구장을 쓰면 30홈런 이상 때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05년 현대에 입단해 군복무를 마치고 우리 히어로즈로 복귀한 오재일은 어릴 때부터 미완의 대기로 불렸다. 부드러운 스윙에 힘을 겸비해 차세대 거포로 각광 받았다. 20대 젊은 시절에는 다소 내성적인 성격 탓에 벽을 깨지 못한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두산으로 트레이드(2012년)된 후 서른이던 2016년부터 주전으로 도약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연속시즌 20홈런을 돌파하는 등 5년간 117홈런을 쏘아 올렸다. 왕조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리더십도 갖추고 성격도 외향적으로 변했다. 올해는 주장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르며 책임감과 통솔력까지 겸비한 거포라는 찬사를 받았다. 왼손 중장거리 타자가 필요한 팀에는 매력적인 카드라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소 늦게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왕조의 주축으로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 덕분에 나쁘지 않은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방 구단과 보장액 35억원 선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소문대로 다른 팀과 계약을 체결하면, 선수협 이사회가 두산 소속으로 나선 마지막 공식행사가 될 수도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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