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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최민우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중장거리 좌타 최형우(37)와 오재일(34)이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하고 따뜻한 연말을 맞게 됐다.
최형우는 14일 KIA와 3년 최대 4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오재일은 4년 최대 50억원에 두산을 떠나 삼성에 둥지를 틀었다. 최형우와 오재일은 영호남을 대표하는 팀의 중심타자로 라이벌매치를 치르게 됐다. 둘은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지만 비슷한 유형의 타자라는 공통분모 때문에 올해 FA시장에서 직접 비교 대상이 됐다. 두산에서 FA 자격을 얻은 오재일은 규모가 작은 구장에서는 30홈런 100타점이 가능한 왼손 클러치 히터에 우승경험이 많다는 점이 강점으로 풀이됐다. 삼성에서 맹위를 떨친 최형우의 4년전과 비교할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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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도장을 찍은 쪽은 오재일이다. 오재일측은 이날 오전 서울로 상경한 홍준학 단장과 막판 조율 끝에 만족스러운 계약을 체결했다. 리코스포츠 에이전시 이예랑 대표는 “삼성에서 처음부터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최신형 휴대전화를 두 대나 선물로 준비하는 등 섬세함까지 갖추기 위해 노력해 선수도 만족했다”고 귀띔했다. 애초 30억원대 중반부터 시작한 오재일의 몸값은 최주환의 SK행과 경쟁팀 등장으로 수직상승했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처음 제시액도 적지 않았지만, 경쟁이 붙다보니 가격이 올랐다. FA 계약은 시장 수요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가격상승이)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삼성은 이승엽 채태인 다린 러프로 이어지던 1루수 계보가 사실상 끊긴 상태다. 클러치히터가 필요했고, 젊은 야수들을 이끌 리더도 있어야 했다. 오재일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특히 맹타를 휘두른 것도 몸값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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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형우는 팀을 떠날 의사가 크게 없었다. 최근 수도권 팀이 영입 경쟁에 뛰어 들었지만 KIA에 대한 최형우의 애착이 상당히 컸다.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김동욱 대표는 “최형우는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수다. KIA가 (최)형우의 가치를 높게 봐주셨고, 꼭 필요하다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돈만 보면 다른 구단과 계약할 수도 있었지만, 선수가 잔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했다”고 설명했다. 최형우 역시 30억원대 후반에서 출발해 40억원 초반에서 멈추는 듯 했다. 그러나 오재일과 마찬가지로 경쟁 팀이 등장하면서 이른바 ‘영끌’로 가용할 수 있는 최대금액을 최종 협상안으로 제시했다.
최형우가 잔류한 KIA는 팀 재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에이스 양현종이 잔류를 선택한다면 3년내 대권에 도전할 만 하다. KIA 조계현 단장은 “(양)현종이와는 최근에도 통화를 했다. 몸상태는 꾸준히 체크하고 있다. 워낙 성실한 선수이기 떄문에 개인 훈련도 충실히 하고 있을 것”이라며 “1월 20일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얘기하더라. 몸관리만 잘 하면 성적은 담보한 선수라, 구단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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