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잠든 손녀의 단풍잎같은 손을 만지며 미안하다고 오열하는 유깻잎의 어머니, 오랜만에 만난 엄마가 자신의 옆자리를 떠나자 금세 눈물을 터뜨리던 다섯살 솔잎의 애틋한 마음이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혼 7개월차 어린 부부, 양가 어른들의 틈에 끼여 서로 무수한 상처를 입은 채 헤어져야만 했던 유튜버 최고기, 유깻잎의 안타까운 재회가 다시 전파를 탔다.
18일 방송된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에서는 딸을 지켜주지 못한 사위에 대한 원망으로 "혼수를 내놓으라"고 모진 말을 뱉던 유깻잎 어머니의 부산 집에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린 나이에 혼전임신으로 결혼한 이들 부부는 혼수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최고기의 아버지가 혼수로 5000만원을 요구하며 처가와 갈등을 겪은 바 있었다.
결국 딸의 기를 죽일까봐 1000만원 빚을 내고 내 패물까지 해서 시집보낸 유깻잎의 어머니는 금지옥엽 딸이 이혼녀가 되고 손녀까지 볼 수 없게 되자 죽고싶다는 생각을 할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노라고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혼수 문제로 장모에게 모진 말을 들은 최고기는 "여기서 못 잘 것같다"면서 안절부절 못한 모습이었지만, 장모는 과거 최고기가 오면 내주던 잠옷을 꺼내줬다. 사랑했던 만큼 배신감도 미움도 컸을 장모의 심경 변화가 서서히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모두가 불편한 채로 잠이 들었던 솔잎 가족은 다음날 불편한 아침식사를 이어갔다. 어머니는 최고기에게 "너무 힘든시간이었다. 내가 너를 아들처럼 생각했고 기대가 있었나보다. 배신감도 느끼고 그랬다. 내가 사람을 잘못 봤구나. 내 죄책감이 많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속이 상해서 만나면 진짜 귀싸대기를 때리고 싶었다. 내가 너무 힘들어 그냥 죽어버릴까 생각한 적도 있다"고도 말했다. 이혼이 최고기 유깻잎 두 사람에게도 상처였지만, 하루 아침에 엄마를 잃은 솔잎은 물론이고, 혼자 남은 자식을 바라보는 양가 부모에게도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음이 전해졌다.
이날 솔잎 가족은 부산 해운대 바닷가로 나들이를 갔다. 최고기가 운전대를 잡은 가운데, 조수석은 비워둔 채 뒷자석에서는 자리전쟁이 펼쳐졌다. 가장 먼저 뒷자석 안쪽에 앉은 솔잎은 "엄마, 엄마"부르며 유깻잎과 나란히 앉아갈 생각에 기뻐했다.
하지만 유깻잎이 앞자리로 자리를 옮기고 할머니가 타자 금세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를 찾았다. 오랜만에 만난 엄마와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솔잎의 눈물에 유깻잎이 후다닥 자리에 돌아왔고, 미운 사위와 나란히 앉고싶지 않은 장모까지 뒷자리로 가면서 뒷자리는 복잡해졌다.
결국 장모가 마음을 바꿔 최고기의 옆자리로 왔지만 두 사람은 어색한 분위기로 바닷가로 향해야 했다. 바닷가에 온 솔잎은 신발을 벗고는 맨발로 파도를 즐기며 행복해했다. 최고기와 딸의 행복한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 딸을 보던 유깻잎의 어머니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이어 어머니는 딸에게 "어제 저녁에 네가 말하는 거 보니까 난 억수로 슬프더라. 억울하고. 돈주고 뺨맞는 기분이다. 내 돈 주고 내가 아쉬운 소리 하는 것처럼. 너는 엄마 딸이면서"라면서 서운함을 내비쳤다.
전날 최고기에게 혼수를 내놓으라는 어머니의 말에 유깻잎은 "그런 말을 왜 하냐. 왜 내가 지켜오던 걸 무너뜨리냐"라고 소리를 치며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시집 가서 혼수로 처음부터 마음고생을 했던 딸이 당한 수모를 생각해 복수하듯 사위를 다그쳤던 어머니는 딸의 말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최고기 역시 어쩔줄 몰라했지만 "왜 그런 말씀하시는지 안다"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유깻잎은 "난 엄마가 돈 이야기를 할 줄 몰랐는데, 하는 것까지는 괜찮아. 언젠가 나올 얘기였는데, 그걸 다 오빠 잘못이라고 말하니까 대화가 안 될 수밖에 없지. 오빠는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라며 어머니를 이해시키려고 했다.
힘든 이혼을 선택하고 이렇게 다시 만나는 상황이 납득하기 힘들었던 어머니는 "고기 아버지가 너를 억수로 그렇게 말한다던데. 나는 그런 말도 듣기 싫다. 너네 둘이 같이 지내는 것도 싫고, 솔잎이 말고는 따로 만나지 마라. 연락하지 마라"라며 선을 그었다.
장모의 마음과 달리 최고기는 다시 만난 유깻잎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솔잎을 장모에게 맡기고 함께 케이블카를 타고는 바다를 바라보는 유깻잎을 카메라에 연신 담았다. 최고기는 "장모님이랑 무슨 얘기했어?"라며 궁금해했고, 유깻잎은 "둘다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 별로 오빠랑은 친하게 안 지냈으면 좋겠대. 엄마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지"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이번에는 우리 엄마가 오빠한테 상처주게 한 건 미안하다. 좀 넘겨줘"라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최고기는 "나도 힘들 때 친구들 불러서 계속 똑같은 얘기하게 되더라고. 그래서 장모님이 이해가 되고. 잘해드리고 싶다. 솔잎이도 보여드리고 싶고"라고 의젓한 말을 했다.
솔직한 서로의 속내를 드러낸 둘은 화해의 악수를 했고 이혼의 큰 이유기도 했던 양가 부모와 갈등에 대해서도 한결 성숙한 이해를 보였다.
같은 시간 유깻잎의 어머니는 모처럼 만난 손녀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바다를 잘 볼 수 있게 솔잎을 업은 어머니는 "솔잎아, 할머니가 정말 많이 사랑해"라며 애정을 전했다. 장거리 여행에 피곤한 솔잎이 잠들자 그 옆을 지키던 어머니는 "이제 가면 솔잎이 또 언제 볼까. 솔잎아. 할머니가 너무너무 미안해"라며 흐느끼다 오열해 스튜디오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각자 시간을 보낸 네 식구는 다섯살 솔잎이의 이른 생일파티를 하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이혼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솔잎이의 생일이었다. 엄마 품에 안겨 엄마 냄새를 맡으며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짓는 솔잎이를 바라보며 유깻잎 어머니의 눈은 한없이 애잔해졌다.
유깻잎의 어머니는 사위에게 "내가 처음 솔잎이 보내고 나서는 눈만 감으면 솔잎이 울음소리가 귀에 맴돌아서 진짜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정희(유깻잎)가 더하겠지. 엄만데. 더 이상 이야기해봐야 상처만 남기고. 더 좋은 인연이었으면 좋았을 걸 아쉬움이 있지"라고 말했다.
이윽고 찾아온 이별의 시간, 자동차가 부산역으로 향하는 가운데 유깻잎은 딸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다가올 이별을 준비했다. 유깻잎 어머니는 "최솔잎. 아빠 말 잘 듣고, 친구들하고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며 다짐하듯 말했고, 솔잎이는 할머니가 선물한 코트를 입고 아버지가 끄는 캐리어에 올라탔다.
유깻잎의 어머니는 솔잎이 반찬과 간식을 챙겨 전달하고, 춥다며 전 사위의 옷도 챙겼다. 최고기가 용돈을 전달하자 "알겠다. 고맙게 잘 쓸게"라며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이별을 앞두고 유깻잎을 바라보던 솔잎은 "엄마 손 잡아줘. 추워"라며 엄마의 품에 안겼고 이를 바라보던 김원희 등 MC들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유깻잎이 "엄마가 솔잎이 또 보러갈게"라고 하자 솔잎은 "엄마, 할머니 손 잘 잡고 가"라더니 손으로 하트를 그렸다.
눈물 없이 엄마를 보낸 솔잎은 몇 번이고 "엄마, 내일 또 만나"라며 인사해 MC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한편 이어진 예고편에서 다시 만난 최고기가 "정말 남자친구 없냐?"고 묻는 장면이 나오고 유깻잎이 "넌 진짜 그게 그렇게 궁금하냐.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gag11@sportsseoul.com
사진출처|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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