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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최초로 코리안빅리거 투수와 야수가 같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류현진(33·토론토) 혹은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의 뒤를 김하성(25)이 지키고 홈런을 터뜨려 이들의 선발승을 이끌지도 모른다.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ML) 프리에이전트(FA) 시장 유격수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김하성의 행선지가 조만간 결정된다.
현지 언론 관심부터 뜨겁다. 일찌감치 영입 후보팀으로 떠오른 텍사스와 토론토 외에 세인트루이스, 보스턴,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신시내티 등도 언급되고 있다. ML 홈페이지(MLB.com)는 27일(한국시간) 주요 FA 선수들에게 적합한 팀을 전망하면서 김하성이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그렸다.
MLB.com은 “텍사스는 김하성처럼 젊고 재능있는 선수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팀이다. 이전에 다르빗슈 유와 이번 오프시즌 아리하라 코헤이를 데려온 전적도 있다”며 “김하성이 텍사스에서 뛸 경우 유격수로 고정될 수도 있고 다른 내야 포지션을 겸업할 수도 있다. 엘비스 앤드루스가 공식적으로 유격수 포지션을 맡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김하성과 아이재아 키너 팔레파가 텍사스 내야진에 젊음과 다재다능함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텍사스는 다르빗슈와 아리하라 외에 과거 박찬호, 추신수 등을 영입하며 꾸준히 아시아 선수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김하성 국내 에이전시인 에이스펙코퍼레이션 관계자는 “ML 계약과 관련된 부분들은 미국 에이전트가 맡았다. 미국 에이전트로부터 연락을 받고 미국 출국 시점도 결정될 것이다. 물론 언제든 나갈 준비는 하고 있다”며 “아직 최종 오퍼까지 오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오퍼를 받아보면 해외 진출 여부도 결정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김광현과 올해 아리하라 모두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했는데 두 선수 모두 계약 마감 시점까지 심사숙고한 후 사인했다. 김하성의 포스팅 마감일은 한국시간 기준 새달 2일 오전 7시다. 사인할 때까지는 어느 유니폼을 입을지 알 수 없다. 토론토 혹은 세인트루이스와 사인해 류현진 혹은 김광현과 호흡을 맞출 수도 있는 일이다.
토론토와 세인트루이스 모두 명분은 충분하다. 토론토는 지난해부터 차기 유격수로 보 비셋을 낙점했는데 비셋은 타격은 뛰어나지만 수비에서 아쉬움을 노출하고 있다. 당초 2루수 전향시 가치가 더 높다는 평가도 있었던 만큼 비셋이 김하성과 내야에서 하모니를 이룰 가능성도 높다. 유격수와 3루수를 두루 소화하는 김하성과 유격수 외에 2루수까지 영역을 넓힌 비셋이라면 토론토 내야진 뎁스도 한층 두꺼워진다. 비셋, 캐반 비지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그리고 김하성까지 20대 내야수 넷이 토론토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 수 있다는 얘기다.
세인트루이스는 철벽 내야진을 자랑하지만 공격력이 아쉽다. FA가 된 2루수 콜튼 웡과 유격수 폴 디용 모두 올해 OPS(출루율+장타율) 0.700을 넘지 못했다. 베테랑 3루수 맷 카펜터도 타석에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지에서 널리 쓰이는 통계 프로그램 짚스 프로젝션(Zips Projection)은 김하성이 빅리그 첫 해인 2021년 OPS 0.820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5년까지 OPS 0.800 이상을 올리며 공수를 겸비한 내야수로 활약한다고 내다봤다.
가치는 어느정도 책정됐다. 시장에 나온 유격수 중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게 당연시되고 있다. 계약기간 4~5년, 연간 600만 달러에서 700만 달러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FA 유격수인 디디 그레고리우스(30), 마커스 시미엔(30), 안드렐톤 시몬스(31)보다 최소 5살이 어리고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에 따른 기대치가 반영되고 있다. 새해를 앞두고, 혹은 새해 벽두에 총액 400억원 가량의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 나오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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