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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한국남자프로농구리그(KBL)에서 토종 선수가 혼자 28득점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외국인 선수들이 팀당 2명이 활약하고 있는 데다 평균득점 1위가 20점을 넘지 않기 때문이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 1위는 서울SK의 자밀 워니로 19.4점이다. 국내선수로는 김선형(SK)이 15.2점.
KT의 노장 골잡이 김영환(36)이 29일 벌어진 원주DB와의 경기에서 시즌 최다 득점인 28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승리(87-72)를 이끌었다. KT는 3연승을 달리면서 13승 11패가 되며 서울 삼성과 공동 4위가 됐다. 공동 2위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에는 불과 반경기 차.
부산 가야고 출신인 김영환이 고려대학에 진학할 당시 농구관계자들은 “제2의 허재가 나왔다”고 했다. 허재와 같은 왼손잡이에 신장 195cm인 김영환은 스타일이 허재와 비슷했다. 3점슛에도 능했고, 상대가 달라붙으면 골밑을 파고드는 능력이 있었기에 받았던 평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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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7년 오리온스에 1라운드 8순위에 입단하고 나서도 ‘제2의 허재’는 나타나지 않았다. 계속 유망주로 머물었다. 원인은 잦은 부상. 2012시즌 모비스전에서 31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한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으나 이듬해 LG로 트레이드 됐다가 다시 KT맨이 됐다. 이런 와중에 2013시즌에는 한국농구대상 3점슛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농구대통령’이라는 별명을 들었던 선배 허재(55)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랬던 김영환이 올시즌 폭발하고 있다. 김영환은 이번시즌 24경기에 출전, 평균 13.6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전체 득점에서는 20위지만 국내선수들 중에서는 8위다. 3점슛에서는 144개를 터뜨려 DB 두경민(177개), 안양 KGC 전성현(162개), 김낙현(153개), 이정현(150개)등과 여전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김영환은 이날 전반에만 21득점을 올리면서 일찌감치 팀승리를 예고했다. 김영환의 외곽슛이 터지니 박준영(19득점, 8리바운드), 허훈(13득점, 9어시스트), 브랜든 브라운(14득점, 6리바운드), 양홍석(11득점, 6리바운드) 등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서동철 KT감독은 ”영환이가 너무 잘해주고 있고 생각보다는 체력적으로 잘 버틴다. 연승을 하고 싶은 생각에 김영환의 출전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출전시간을 조금만 줄이면서 이기면 좋겠다”고 했다. 김영환은 3라운드 평균 35분을 넘겨 뛰면서 후배들을 이끌면서 늦은 전성기를 맞고 있다.
서감독은 “지금처럼 관리를 잘 해서 5년 이상 더 뛰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장은 죽지 않았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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