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PD

[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매주 총력을 다하는데 꾸준하기까지 한 유재석, 롱런하지 않을 이유 없다”

지난 29일 열린 ‘2020 MBC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이 2016년 이후 4년만에 또 대상을 품에 안았다. 이번 수상으로 그는 MBC 최초로 7번이나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유재석의 수상 소식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김민석PD는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유재석 씨 인생의 타임라인 한 켠에 내가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면서 “(유)재석이 형의 예능은 많은 부분이 (유)재석이 형과 닮아 있다. 기회를 엿보기보다는 기회를 창출하고 행운을 바라기보다는 행복을 추구한다. 매주 총력을 다하는데 꾸준하기까지 하다. 롱런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예능국의 판도를 바꿔놓았지만 이런 위기상황에서도 더욱 빛을 발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유재석과 조세호 두 자기님의 케미스트리가 빛나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거리에서 일반 시민들을 만나는 방식 대신 미리 선정된 인물들과 실내에서 토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유재석의 진행력과 조세호의 입담, 그리고 자기님들의 생소한 업의 이야기까지 세박자가 고루 갖춰져 ‘유퀴즈’에 호재로 작용했고 그 결과 시청률이 5.1%(닐슨코리아 제공)까지 고공행진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김민석PD는 ‘유퀴즈’가 가능했던 이유는 유재석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재석 씨의 엄청난 영향력을 실감했다. 길거리에서 누군가에게 갑자기 시간을 내달라는 게 막막할 수 있는 상황인데, 이걸 가능하게 했던 게 유재석의 존재였다 ”면서 “현장에서 누구와 마주치더라도 모두 거부감없이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시간을 내주시는 게 유재석과 조세호가 있기에 가능했다. 프로 9단 이세돌 님도 아내분이 유재석 씨를 좋아해주셔서 출연해주셨다”고 섭외 과정에서도 유재석이라는 존재는 강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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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프로그램을 하면서 유재석 씨가 평소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다고 하시더라. ‘무한도전’ 이나 ‘런닝맨’에서도 길거리 시민들을 만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엄청 즐거워하신다. 그래서 아예 시민을 만나는 프로그램을 유재석 씨와 함께 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탄생했다”고 말했다.

‘유퀴즈’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오히려 재조명받은 힐링 예능 프로그램에 등극했다. 코로나19 후에도 바뀐 프로그램 포맷을 고수할 지 아니면 그 전으로 돌아갈지에 대해 제작진들도 고민이 깊다. 김 PD는 “고민되는 부분이다. 지금 현재 포맷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나 시청자분들이 좋아해주시는 요소를 코로나가 끝났다고 해서 아예 버릴 수는 없다. 하지만 기획 자체가 길거리에서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양쪽을 다 취하는 접점을 찾지 않을까. 한 회차에서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처럼 섞으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웃음) 저희도 그런 관점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 PD는 “시민 인터뷰 시절에는 실제로 돌발상황 많이 발생하기도 했다. 목포에서는 이야기하고 있으면 옆에서 어머님이 감자 쪄서 주시고 불쑥 (카메라) 앵글 안에 들어오시기도 하고… 사실 지금은 그 때가 그립다. 옛날 방송분들을 보면 마스크도 안 쓰고 현장에서 부대끼면서 공개 녹화인 것 처럼 진행되는 그 분위기, 판교에서 직장인 분들이 둘러앉아 상품타면 같이 박수치고 기뻐하던 그 분위기가 그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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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김 PD는 ‘유퀴즈’에 대해 “출연하시는 분들의 삶에 많이 기대고 기생하는 프로그램이다”라면서 “올해 초에는 되게 막막했다. 프로그램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막막했는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거리에 나가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포기하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중요한, 타인의 삶을 여행한다는 가치를 꼭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시즌3까지 이어져 온 ‘유퀴즈 온 더 블럭’은 매 시즌이 끝나는 겨울마다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끼지 진행되는 야외촬영에 날이 추워지는 겨울에는 잠시 재충전할 시간을 가진 것. 하지만 토크 비중이 높아진 현재 ‘유퀴즈’에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밝힌 김 PD는 “지금은 날씨를 타지 않아 쉴 이유가 없다”면서 “계속 부단히 만들면서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고민을 조금씩 반영해나갈 것이다”라고 유재석처럼 꾸준하고 성실한, 사람 냄새나는 ‘유퀴즈’의 열일 행보를 예고했다.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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