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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외국인 선발투수 앤드류 수아레즈가 14일 이천챔피언스파크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이천=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야구 선수들도 이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했다. 각 팀의 운명을 쥐고 있는 외국인투수들이 특히 그렇다. 코로나19에 따른 자가격리에 대비해 충실히 개인훈련에 임하며 정상 컨디션에서 개막을 맞이할 계획을 세웠다. 이대로라면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올시즌 초반이 될 수 있다.

걱정도 많았다. 당초 10구단 모두 외국인투수 20명이 정상적으로 2월 1일 스프링캠프에 돌입할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입국시 필요한 서류 작업이 지연됐고 자가격리 기간 2주까지 겹쳤다. 외국인투수 20명 중 캠프 시작점부터 합류한 투수는 4명에 불과했다. NC 드류 루친스키와 SK 아티 르위키, 한화 라이언 카펜터와 닉 킹험만 지난 1일부터 정상적으로 캠프를 소화했다.

그런데 뒤늦게 캠프를 시작한 투수들도 예상보다 몸상태가 좋다. 지난 13일 정오 자가격리를 마치고 LG 캠프에 합류한 앤드류 수아레즈는 9일부터 캠프에 돌입한 케이시 켈리보다도 페이스가 올라와 있었다. 실제로 수아레즈는 격리 직후 캠프에 입소해 불펜피칭까지 소화했다. LG 류지현 감독은 “사실 수아레즈 상태를 가장 많이 걱정했다. 그런데 컨디션이 정말 좋더라. 격리 전 미국에서 불펜피칭을 네 번이나 했다며 바로 공을 던졌다. 불펜피칭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지었다.

[포토] 화이팅 외치는 미란다와 로켓 \'두산 마운드는 우리가 책임진다\'
두산 미란다(왼쪽)와 로켓이 15일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1 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1. 2. 15.이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 입국 시기가 늦어져 근심이 많았던 두산도 15일 합류한 두 투수의 컨디션을 확인한 후 밝게 웃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둘다 자가격리하면서도 성실히 훈련했다고 했는데 정말 몸상태가 괜찮다”며 “정상적으로 캠프에 돌입했으면 불펜피칭에 들어가는 시기지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다. 차분히 페이스를 올리면서 선수들이 원하면 울산에서 라이브 피칭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댄 스트레일리와 앤더슨 프랑코가 지난 5일 합류한 롯데도 순조롭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스트레일리는 총 세 번, 프랑코는 총 두 번 불펜피칭에 임했다. 각각 총 137개, 92개를 던졌다”며 “추운 날씨에서 캠프가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투수 본인 컨디션에 맞춰 자율적으로 불펜피칭 일정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과 벤 라이블리 또한 이미 불펜피칭을 소화한 상태다. 둘다 캠프에 돌입한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입국 전 철저히 개인훈련에 임하고 자가격리 기간을 슬기롭게 보내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포토] 스트레일리 \'시즌을 위하여\'
스트레일리가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1 롯데 자이언츠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2021. 2. 5.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투수 대부분이 자가격리로 인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외국인투수들 대다수가 정상 컨디션에서 벗어나면서 부상 혹은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올해는 자가격리에 앞서 일찌감치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자가격리 기간에도 충분한 훈련을 소화한다. 구단들 또한 훈련을 병행할 수 있는 자가격리 숙소를 마련해 외국인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더불어 외국인투수가 시작점부터 함께 한 팀들은 계획대로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는 킹험이 불펜피칭 네 차례, 카펜터가 불펜피칭 세 차례, 라이브피칭 두 차례를 이미 소화했다. 디펜딩챔피언 NC의 루친스키 또한 네 차례 불펜피칭에 임했다.

[포토] 루친스키 \'이 악물고\'
루친스키가 7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21 NC 다이노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2021. 2. 7.마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물론 아직 캠프에 돌입하지 못한 외국인투수도 있다. 키움 에릭 요키시와 조시 스미스는 오는 16일부터 캠프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늦은 입국과 자가격리에 따른 외국인투수 변수는 최소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자가격리 2주 후 실전, 한 달 후 개막을 맞이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격리 후에도 6주 가량의 여유가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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