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의 표명 뒤 집무실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격 사의를 표명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입법 추진에 반대입장을 천명하면서 검찰총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윤 총장이 4일 오후 2시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에서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고 한다.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며 검찰의 수사권 완전 폐지를 전제로 한 중수청에 반대하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검찰에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뒤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셨던 분들, 날 선 비판을 주셨던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계 진출 등 향후 거취와 관련한 명시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오전 반차를 내고 직접 입장문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지난 2일 언론 인터뷰를 시작으로 부정부패 대응 능력 약화를 부각하며 중수청 설치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전날 대구고검·지검에서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는 논리를 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하면 윤 총장은 오는 7월 24일 2년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 물러나게 된다.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시행된 뒤 취임한 22명의 검찰총장 중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검찰 수장으로는 14번째 사례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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