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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아트밸리 정상.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장거리 여행과 유명 관광지 방문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졌다. 이에 ‘마이크로 투어리즘’이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마이크로 투어리즘은 집에서 1~2시간 이내로 다녀올 수 있는 안전한 근거리 여행을 뜻한다.

유명하거나 새로운 곳을 탐방하는 것을 선호하던 기존의 여행과 달리, 친근하고 자신이 잘 아는 곳을 방문해 그 안에서 미처 몰랐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여행 스타일을 의미한다.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밀집’과 ‘밀폐’를 피하고 ‘밀접’한 여행을 추구하는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각광 받는 추세다.

삭막한 도심을 떠나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근교, 그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포천으로 마이크로 투어리즘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광활한 자연 속에서 나를 찾다…웰니스 관광지 ‘아트밸리’

코로나 팬데믹 이후 몸과 마음의 면역력을 키우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웰니스 관광지에 대한 수요는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명산과 바다로 떠나기엔 시간과 금전이 부족하기 마련. 포천 아트밸리는 서울 도심에서 1시간 이내로 이동 가능하면서도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힐링 관광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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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밸리 정상으로 가는 길. 모노레일을 타는 것도 좋지만 천천히 걸어 올라가기를 추천한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아트밸리는 과거 채석장이었던 천주산 중턱 자리에 조성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지난 1960년대부터 30여 년간 화강암을 채석하던 곳이 폐쇄되면서 폐허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으나 포천시가 친환경적으로 복구하면서 기존 경관을 보존했다. 혼잡하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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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m 수직절벽과 에매랄드 빛 천주호의 조화가 일품이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천주호는 TV드라마 ‘달의 연인’, ‘푸른바다의 전설’ 등에 등장한 아트밸리의 명소. 45m 수직절벽과 에매랄드 빛 호수물의 조화가 감탄을 자아낸다. 이미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공원, 전시관, 천문과학관 등 볼거리가 많아 남녀노소에게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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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원 박물관 입구.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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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안에 전시된 다양한 전통주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빨리빨리 아닌 느릿느릿의 미학을 보다…전통술 문화센터 ‘산사원’

전통술 기업 배상면주가가 운영하는 산사원(느린마을 양조장)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곳. 포천 지역사회와 상생하면서 여행객에게 전통술의 다양한 매력을 발산한다. 입장료 4000원만 내면 다양한 술을 자유롭게 시음해볼 수 있어 전통주 애주가들의 놀이터로도 불린다. 기념품으로 막걸리 한 병을 제공하니 이른바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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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정원으로 가는 길. 느린마을 간판이 인상적이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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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개의 술항아리가 줄지어 놓인 세월랑. 대형 옹기 독이 줄 지어 늘어선 모습이 신비롭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산사원은 배상면주가의 대표 술인 산사춘의 원료 ‘산사나무의 정원’을 뜻한다. 술과 관련된 옛 문헌과 자료, 도구는 물론 ‘한국 주조사의 큰별’ 배상면 배상면주가 회장의 유품도 둘러볼 수 있다. 막걸리를 잔뜩 마셔 취기가 오른다면 박물관 옆 산사정원을 산책하면서 취기를 달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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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정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우곡루.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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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곡루 측면. 생각보다 층고가 꽤 높다. 이곳에서 운악산을 바라보면 그야말로 ‘절경’이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우리끼리 오붓하게 즐기는 언택트 문화활동…실내영화관 대신 ‘자동차극장’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문화활동이 큰 인기를 끌면서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등 OTT 산업 역시 급성장했다. 그러나 가끔은 영화관에 가고 싶은 법. 밀폐된 실내영화관 대신 자동차극장에 가면 코로나19 감염 걱정 없이, 먹고 싶은 음식도 마음껏 먹으며 영화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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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극장. 치솟는 인기에 걸맞게 자동차로 가득 차있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포천 자동차극장에서 최근 개봉한 미나리를 보니 문화적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대형 스크린이 주는 시각적 효과와 주파수를 맞춘 라디오로 흘러나오는 음향이 웅장함을 배가했다.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즐기며 내게 맞는 온도를 맞추면서 영화를 보니 일석다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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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밸리자작나무 한정식 건강밥상.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인스타그래머블한 맛집 가득…‘아트밸리자작나무·그린그린그린·카사338’

아트밸리자작나무는 포천시가 인정한 건강 한정식 맛집이다. 사장 부부가 가게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로 만든 밑반찬과 신선한 오리, 제육 쌈밥과 더덕구이의 조화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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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그린그린. 흐린 날이었지만 짙은 녹색과 푸른 자연의 조화가 그림 같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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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그린그린 내부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공장에서 나오는 연기마저 아름다워 보인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그린그린그린은 포천이 자랑하는 애견카페다. 초록색 카페와 푸릇한 자연, 인근 공장에서 뿜어나오는 연기가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뷰파인더를 어디에 갖다 대도 인스타그래머블(SNS에 올리기 좋을 만큼 훌륭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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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338 내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장식물들로 눈이 부시다.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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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서비스로 나온 음료와 디저트.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카사338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정통 이탈리안 파스타를 구현하는 오스테리아다. 이곳은 이탈리아 현지 최상급 재료 원물 그대로를 엄선해 사용한다. 하지만 가격은 1만원 후반 ~ 2만원 초반 대로 합리적이다. 커피, 홍차 등 음료와 디저트(티라미수)는 덤. ‘이 가격에 이런 맛과 양을 즐길 수 있다니!’ 감탄했다. 아직은 숨겨진 맛집이지만 머지않아 많은 발길이 이곳을 향할 것으로 예상한다.

certa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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