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산
금광산이 해머와 타이어를 이용해 근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스트레이트가 조금 훅으로 비켜나가는데 굳이 뻗지 말고 거기서 더 틀어서 꽂는 게 좋다. 격투기는 기본적으로 체력이 제일 중요하다. 체력훈련을 열심히 해야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파이터인 ‘스턴건’ 김동현(38)이 까마득한 격투기 후배 금광산(44)에게 조언한 말이다. 영화 ‘범죄도시’, ‘챔피언’, ‘성난황소’ 등에 출연하며 한국의 대표적인 ‘신스틸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배우 금광산에게 격투기 팬들은 ‘야쿠자 파이터’ 김재훈의 상대로 알려져 있다. 금광산과 김재훈은 지난 2018년 맞대결이 예고되었으나 부상과 개인적인 일로 지연되다 오는 7월 3일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ROAD FC 058에서 드디어 대결을 벌이게 됐다.

3년여 가까이 금광산은 훈련을 해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굵은 땀방울을 흘린 적은 없었다. 이제야 파이터가 된 기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동현의 한마디 한마디는 소중할 수밖에 없다. 금광산은 “팀스턴건이라는 명문 격투기팀의 소속으로 출전하는 것이 영광이지만 한편으론 커다란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팀스턴건은 UFC에서 너무나도 멋진 활약을 했던 김동현 선수의 체육관이다. 나 때문에 팀과 동료들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있다. 7월 3일 김재훈 앞에는 배우가 아닌 파이터가 서 있을 것”이라며 격투기 선수로 진화하고 있는 자신을 알렸다. 매일 4시간씩 팀스턴건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금광산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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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산이 해머와 타이어를 이용해 근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드디어 김재훈과 대결하게 됐다.

ROAD FC로부터 창원에서 김재훈과 대결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동안 미뤄졌던 경기를 이제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듣는 순간부터 들떴다. 지금도 그렇다. 내가 처음 오디션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섰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 2년 넘게 양측(금광산, 김재훈)의 부상과 개인적인 일로 대결이 연기됐다. 그동안 팬들의 성화가 컸는데.

우선 팬들에게 제일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 이야기가 나온 지 횟수로 3년인데 이제 서야 하게 됐다. 그 동안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질책을 해주신 격투기팬들과 ROAD FC에 죄송하고 감사하다. 1달이 남았다. 케이지 안에서 모든 걸 털어 내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시합 때까지 전력을 다할 것이다. 꼭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 경기 전까지 훈련 영상을 틈틈이 올릴 생각이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지켜봐주시면서 많은 질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 어떤 훈련과 전략을 생각하고 있나?

나한테 맞는 공격과 방어 그리고 경기운영을 찾고 있다. 김재훈을 연구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김재훈의 장단점을 파악하면서 다양한 공격루트를 찾고 있다. 훈련은 팀스턴건에서 동료선수들과 같이 하고 있다. 아시안 컴뱃삼보 챔피언과 AFC(엔젤스파이팅챔피언십) 헤비급 1대 챔피언을 지낸 ‘코리안베어’ 임준수 등 유명 파이터들과 여러 차례 스파링도 계획하고 있다.

- 스파링 상대들이 궁금하다.

팀스턴건 선수들과 스파링을 자주 할 계획이지만 체급(무제한급)이 비슷한 선수들과 실전 스파링도 계획하고 있다. 5월에는 무에타이 국가대표 출신인 최철웅 피어리스짐 관장과 스파링을 진행했다. 6월초에는 임준수 선수와 스파링이 예정되어 있고 이재선 감독이 이끄는 싸비MMA 소속 선수들과도 스파링을 할 생각이다. 한국 입식격투기의 지존인 ‘명승사자’ 명현만선수와의 스파링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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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산이 로프를 이용해 근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김동현 관장에게 어떤 지도를 받는지 궁금하다.

관장님은 나에게 맞는 스타일의 공격을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준다. 지금 어떤 걸 배워서 몸에 익히기 보다는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간결하게 살려서 경기에 쓸 수 있도록 자세나 운영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 유명배우 마동석과 절친으로 알고 있다.

내가 지금하고 있는 일에 다방면으로 도움을 많이 주고, 좋은 말도 많이 해준다. 걱정도 많이 해준다. 너무나 감사하고 존경스러운 형이다. 이번 대결을 앞두고 김동현 선수에게 훈련을 할 수 있게 직접 부탁을 했다. 전에는 괜히 몸 다친다고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차피 하게 된 거 후회 없이 다치지 말고 잘 하라고 응원하고 있다.

- 마동석이 이번 대결에 어떤 응원을 보냈는지 궁금하다.

마동석이 ‘액션배우는 강하다’라며 격려했다. 마동석은 언제나 ‘도전은 언제나 아름답다’, ‘다치지말고 늘 노력하자’고 말한다. 액션배우는 액션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액션을 위해 많은 연습과 많은 것들을 배우기 때문이다. 동석이형 같은 경우에는 복싱을 30년 가까이 했기 때문에 더욱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 좋아하는 파이터가 있다면?

마크 헌트이다. 앞 뒤 가리지 않는, 저돌적인 진정한 파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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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산이 타이어를 이용해 근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배우로서의 근황과 계획도 궁금하다.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주연의 드라마 ‘소년심판’을 1월부터 촬영중이다. 곧 끝내고 넷플릭스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나쁜녀석들2’를 연출한 한동화 감독의 신작에 출연도 예약해 둔 상태다. 웹드라마, 웹무비 제작·기획에 관심이 있어서 시나리오를 써 놓은 것이 있다. 제작·기획·연출도 해보고 싶어서 제작자들과 다방면으로 의논중이다.

- 주변 영화인들의 응원이 궁금하다.

마동석 형을 비롯해서 박성웅, 박해진, 김무열 등 영화에 함께 출연한 형,동생들이 멋지게 시합을 해보라며 응원해주고 있다. 처음엔 몸을 다칠 수 있다며 다들 반대했지만 시합이 확정되자 뜨겁게 응원하고 있다.

- 김재훈과의 대결 이후 지속적으로 파이터 활동을 할 지 궁금하다.

지금 뭐라고 확답을 드리기엔 조금 어려운 질문이지만 경기 후에도 계속 운동을 할 생각이다. 꾸준히 운동을 하면 또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파이터로서 아직 닉네임이 없다. 갖고 싶은 닉네임이 있다면.

내가 운영하고 있는 유투브 채널명이 ‘드웨인조선’이다. 민머리와 커다란 덩치 때문에 할리우드의 유명배우인 드웨인 존슨을 연상해 붙여진 이름이다. 처음엔 ‘드웨인존슨’이라고 했는데 댓글에 한 팬이 ‘드웨인존슨이 아닌 드웨인조선이다’라고 해서 채널명으로 했다. 닉네님도 ‘드웨인조선’으로 하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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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산이 멋진 경기를 팬들에게 약속하며 손으로 하트 모양을 취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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