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다음달 매각된다<YONHAP NO-2778>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 인수전이 쌍방울그룹과 성정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사진은 이스타항공 본사가 있었던 강서구 사무실 모습.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 인수전이 ‘쌍방울그룹’과 ‘성정’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당초 이스타항공 인수에 큰 관심을 보여온 하림그룹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14일 투자은행(IB)·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이날 오후 3시 인수·합병(M&A) 본입찰 접수를 마감한 결과 쌍방울그룹만 단독으로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앞서 쌍방울그룹을 비롯해 하림그룹 등 10여곳의 기업과 사모펀드 운용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이번 인수전에 대한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한다면 기존 팬오션의 해상물류에 항공물류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인수를 위한 실탄도 충분하다”고 밝히며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내비쳐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하림그룹은 최종적으로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하림그룹은 이스타항공의 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에 부담을 느껴 최종 단계에서 인수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쌍방울그룹이 인수 금액으로 1000억원대 초반을 써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공개된 예비 인수 의향자인 중견 건설업체 성정이 제시한 800억원 보다 200억원 가량 높은 금액이다. 이번 매각은 조건부 인수 예정자가 존재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수 예정자를 미리 정해놓은 뒤 별도 공개 입찰을 진행하고 입찰이 무산될 경우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번 입찰 가격을 기준으로 성정 측에 추가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문의한다. 성정이 쌍방울그룹과 동일한 인수금액을 다시 제시하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수 있으며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

속옷 브랜드 ‘쌍방울’을 보유한 쌍방울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인 광림, 엔터테인먼트사 아이오케이(IOK)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나섰다. 앞서 인수추진위원장으로 김정식 이스타항공 전 대표를 선임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성정은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을 운영하는 중견 건설업체로 골프 및 레저, 숙박, 개발 사업 등과 항공업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느 기업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든 코로나19 여파로 당장 수익이 나기 어렵고 2000억원의 부채까지 떠안아야 하는 점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은 인수 금액, 자금 조달 계획, 사업 계획 등을 평가해 최종 인수 후보자를 오는 21일쯤 결정할 계획이다. 이후 최종 인수 후보자는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밀 실사를 진행한 후 이르면 다음달 초 투자 계약을 체결한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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