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스포츠서울 DB)

[연합뉴스] 상반기(1∼6월)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이미 지난해 1년치 상승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값이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하반기(7∼12월)에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 상반기 아파트값 전국 9.97%, 수도권 12.97% 상승

4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은 9.97% 상승해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9.65%)을 추월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해 상반기에 12.97% 올라 역시 지난해 연간치(12.51%)를 뛰어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02년(16.48%) 이래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연속으로 1%대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경기도의 상반기 누적 상승률(15.35%)이 올해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 기간 시흥시(24.53%), 고양시(21.38%), 동두천시(20.58%), 의정부시(20.37%)가 20%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 상반기 전셋값도 10년 만에 최고 수준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직후부터 급등세를 보인 전셋값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올해 상반기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5.54% 상승해 ‘전세 대란기’로 꼽히는 2011년(9.33%) 이후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수도권 또한 올해 상반기(7.14%)가 10년 만에 최고치로 2011년 상반기(7.88%)와 맞먹을 정도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서울 6.34%, 경기 7.23%, 인천 8.92%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국적으로 올해 상반기 가장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은 시흥시(15.21%)였다. 시흥시는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시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 모두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시흥시는 정주 여건이 좋은 배곧 신도시와 장현지구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고 신안산선과 신구로선 등 교통 호재까지 겹치면서 아파트값까지 밀어 올리고 있다.

◇ 집값 상승세 하반기엔 꺾일까?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 대규모 사전청약 물량, 장기간 집값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상반기보다 아파트값이 더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수도권 아파트값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커지는 상황에서 하반기에 사전청약에 금리 인상이 더해지면 시장이 안정화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전셋값 불안과 중저가·비규제지역 아파트로 가격이 상승하는 풍선효과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잔여 상승 여력은 여전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가 한두 번 오른다는 것은 현재 시장 참여자들에게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며 “수도권의 전세난과 입주 물량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중저가 아파트는 소폭 상승, 고가 중대형 아파트는 강보합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