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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역도 영웅’ 하이딜린 디아스가 시상식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내가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필리핀의 ‘역도 영웅’ 하이딜린 디아스(30)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필리핀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디아스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연신 뜨거운 눈물을 훔쳤다.

디아스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1㎏’ 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디아스는 지난 26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역도 여자 55㎏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97㎏, 용상 127㎏으로 합계 224㎏을 들어 합계 223㎏을 기록한 중국의 랴오추윈을 1㎏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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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가 취재진을 향해 유니폼에 새겨진 필리핀의 영문 약칭 ‘PHI’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용상 3차 시기에서 127㎏을 번쩍 들어 우승을 확정한 디아스는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표출했다. 시상식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선 디아스는 국가가 흐르는 동안에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필리핀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운 듯 취재진을 향해 유니폼에 새겨진 필리핀의 영문 약칭 ‘PHI’를 손가락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디아스의 이런 모습에 현장도 눈물바다가 됐다. 필리핀 취재진과 관계자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며 디아스의 성과를 기뻐했다.

디아스는 필리핀 올림픽 대회의 역사를 바꾸고 있다. 그는 자신의 3번째 올림픽이었던 2016년 리우에서 필리핀 역도 사상 첫 메달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은메달은 필리핀이 20년만에 올림픽에서 획득한 첫 메달이었다. 이번 대회에선 필리핀이 올림픽에 참가한 1924년 이후 무려 97년만에 금메달을 선물했다.

‘작은 거인’ 디아스의 금메달 소식에 필리핀 국민들은 열광하고 있다. 디아스는 필리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신은 위대하다”고 말했다. 단숨에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디아스에겐 큰 포상도 기다리고 있다. 필리핀 정부와 몇몇 기업은 디아스에게 3300만페소(약 7억5000만원)의 포상금과 집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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