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헤더 2차전 LG 선발 임찬규
LG 선발 임찬규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서울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복귀 후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지독히 운이 따르지 않는다. 유독 상대팀 에이스와 선발 대결을 벌이거나 상대 선발투수가 호투를 펼친다. 좀처럼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를 해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LG 선발투수 임찬규(29)가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음에도 1승도 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불운은 이어졌다. 임찬규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103개의 공을 던지며 6.2이닝 4안타 4사구 3개 7탈삼진 3실점했다. 이로써 임찬규는 최근 10경기 중 5경기에서 QS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 2.70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지난 6월 22일 복귀전에서 SSG를 상대로 7이닝 1실점 호투와 함께 승리투수가 된 후 106일 동안 승리가 없는 임찬규다.

호투의 원인은 분명하다. 임찬규는 6월말 복귀전부터 부쩍 구속이 향상된 패스트볼을 앞세워 한 차원 높은 투수가 됐다. 평균구속 130㎞ 후반대였던 패스트볼이 142, 143㎞로 올라왔고 최고 구속은 147㎞까지 찍는다. 커브와 체인지업 의존도가 높았던 변화구 투수가 패스트볼 구위가 향상되면서 보다 쉽게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고 있다. 신인 시절인 2011시즌 강속구를 뿌리며 필승조로서 마운드를 지켰던 모습을 10년 만에 되찾았다. 더불어 슬라이더 비중까지 높여 포피치로 진화를 이뤘다.

그런데 불운한 원인 또한 뚜렷하다. 임찬규가 등판할 때마다 타자들이 침묵한다. 지난 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무득점, 지난달 25일 수원 KT전에서도 무득점이었다. 당시 두산은 올해 최고 투수인 아리엘 미란다, KT는 후반기 최고 투수인 고영표를 내세웠고 임찬규는 이들과 투수전을 벌였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임찬규 등판시 에이스 투수만 나왔던 것은 아니었다. 이날 SSG는 오원석을 내세웠고 지난달 19일 잠실 KIA전 선발투수는 다니엘 멩덴이었다. 오원석은 후반기 고전으로 선발진에서 제외됐다가 이날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멩덴은 시즌 전 기대보다는 못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LG 타자들은 임찬규가 나온 경기에서 좀처럼 대량득점을 뽑지 못한다.

망연자실 임찬규[포토]
LG 임찬규가 지난달 8일 문학 SSG전에서 로맥에게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스로 승리를 만들 기회도 있었다. 이날이 그랬다. LG는 5회말 2점을 뽑아 2-1로 역전했다. 그러나 임찬규는 6회초 2사후 추신수에게 던진 커브가 적시타로 연결돼 동점을 허용했다. 7회초에는 김찬형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한 가운데 실투성으로 들어가 3점째를 내줬다.

그래도 최근 경기 평균자책점 2.70을 고려하면 선발승이 전무한 게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올해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하고 있는 키움 에릭 요키시는 27경기에 출장해 14승으로 다승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LG는 임찬규가 선발 등판한 최근 10경기에서 3승 4패 3무, 승률도 5할 이하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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