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에 오르는 홍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윤석열(왼쪽)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무거운 얼굴로 단상에 오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는 승리했지만, 선대위를 꾸려갈 중요한 동력을 잃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제1야당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압도적인 당심을 얻고 대선후보로 선출된 가운데, 청년층에게 ‘무야홍(무조건 야당후보는 홍준표)’ 돌풍을 일으킨 홍준표 의원이 향후 대선 레이스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홍 의원은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대선에서 저는 우리당 경선을 다이나믹하게 만들고 안개속 경선으로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그 역할은 종료 되었다.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전당대회장에서 이미 밝힌대로 거기까지다”라면서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인 노년층에서 어필하며 최종적으로 대선후보가 됐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홍 의원의 새로운 지지층으로 떠오른 젊은 표가 아쉬운 상황. 윤 후보는 후보 결정 이후 수락연설에서 “대선배이신 홍준표 후보의 경륜과 ‘G7 선진국 달성’의 비전을 배우겠다”며 몸을 낮췄지만, 일단 홍 의원은 도움을 거절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경남 양산을 공천에서 컷오프되자 탈당한 뒤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배지를 달고 돌아왔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당의 결정을 불복하고 탈탕했다 복당한 정치 9단 홍 의원의 존재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특수통 검사 출신인 홍 의원은 지난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5선을 역임했고, 경남도지사, 자유한국당 당대표, 제19대 대선후보까지 사실상 정치인으로서 숱한 영화를 누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특유의 막말과 불같은 성격으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도층을 잡는 게 중요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기존의 당 이미지를 강하게 가진 홍 의원보다 중량급 정치신인 윤 후보가 더 우세하다고 봤고, 윤 후보를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문제는 윤 후보의 잇단 망언에 따른 자책골로 홍 의원의 지지도 그래프가 한창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부분. 자신의 단점을 오히려 ‘홍카콜라’ ‘홍새로이’ ‘무야홍’까지 키워드로 빚어내며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끈 홍 의원은 경선 패배로 동정표까지 결집하며 ‘남는 장사’를 한 셈이 됐다.

홍 의원은 자신의 새로운 정치적 자산이 된 젊은 남성층을 토대로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이번에 저를 열광적으로 지지해준 2040들의 놀이터 청년의꿈 플랫폼을 만들어 그분들과 세상 이야기 하면서 향후 정치 일정을 가져 가고자 한다. 나머지 정치 인생은 이땅의 청장년들과 꿈과 희망을 같이 하는 여유와 낭만으로 보내고 싶다. 청년의꿈 플랫폼 회원수가 100만이 되면 그게 나라를 움직이는 청년의 힘이 된다”라며 지지층을 독려했다.

한편 여론과 상반된 경선 결과가 도출된 이후 ‘노인의힘’ ‘도로한국당’이라는 비난에 직면하며 젊은 층의 탈당러시를 맞닥뜨린 국민의힘은 계산이 복잡해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당의 핵심 전략은 세대 확장론이다. 당에 큰 지지를 보여줬던 2030세대가 앞으로 더 많은 지지를 보낼 수 있도록 윤 후보와 제가 노력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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