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KT 강백호, 오늘도 안타는 계속
KT 강백호가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2차전 1회말 1사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1. 11. 15.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기자] 가파른 성장곡선을 이어가며 4년 만에 왕좌에 앉았다. 홀로 잘 하는 게 아닌 팀 플레이로도 승리를 이끌며 한국시리즈(KS)에서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KT 내야수 강백호(22)가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강백호는 18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과 KS 4차전에서 3번 타자 1루수로 출장해 4타수 1안타 1사구로 두 차례 출루했다. KS 4경기에서 타율 0.500(12타수 6안타)로 큰 무대에서 더 밝게 빛났다.

KT는 두산을 8-4로 꺾으며 시리즌 전적 4승 0패 싹쓸이로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9번째 구단 NC가 1군 무대 8년 만에 정상에 올랐는데 10번째 구단 KT는 NC보다 1년 빠른 7년 만에 패권을 차지했다.

4년 전에는 절대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KT는 1군 첫 해였던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자리했다. 하지만 강백호가 입단한 2018년부터 팀이 구색을 갖추기 시작했다. 강백호는 입단 첫 해부터 29홈런을 쏘아 올리며 KT 구단 첫 번째 신인왕이 됐고 KT 또한 처음으로 승률 4할 이상(0.418)을 기록해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이후 강백호와 KT는 함께 성장했다. 강백호는 경험을 쌓으며 정확도와 선구안, 파워를 두루 갖춘 무결점 타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 또한 1년차부터 0.879, 0.913, 0.957, 그리고 올해 0.971로 꾸준히 상승했다. 2년차에 4할대 출루율을 올리더니 올해는 출루율이 0.450까지 치솟았다. 김현수, 최형우 등 선배 특급 좌타자들이 수비 시프트에 고전했지만 강백호는 흔들리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전체를 공략하면서 전방위로 타구를 날렸다.

KT 또한 강백호가 2년차였던 2019년부터 강팀 반열에 올랐다. 시즌 끝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하면서 승률 5할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승률 0.566으로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과 타이 브레이커 1위 결정전에서 강백호의 결승타를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강백호의 진면목은 KS에서 드러났다. 1차전부터 2차전까지 5타수 5안타 3볼넷 100% 출루로 KS 역대 최다 연속출루 타이 기록을 세웠다. 처음 오른 KS 무대였는데 매년 KS에 오른 베테랑처럼 자신있게 두산 투수들을 공략했다. 강백호의 맹타를 앞세워 기선제압에 성공한 KT는 끝까지 두산을 몰아붙였다.

상황에 맞는 타격도 돋보였다. 3차전에서 무안타로 고전하자 4차전에서는 침착하게 주자를 진루시켰다. 1회초 무사 2루에서 2루 주자 황재균을 3루로 보내는 2루 땅볼을 날렸다.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우전안타를 날린 후 제라드 호잉의 대포에 홈을 밟아 쐐기득점을 올렸다.

더불어 강백호는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보이며 자신에게 붙었던 물음표도 지워냈다. 우측 파울선 안에서 형성된 강한타구를 꾸준히 잡아냈다. 1루 더그아웃으로 떨어지는 파울타구도 집중력을 발휘해 점프 캐치했다. 황재균, 박경수, 심우준, 배정대 등 야수진의 호수비 릴레이에 강백호도 합세하면서 KT는 두산의 공격 이닝을 빠르게 지워나갔다. 4차전 9회말 박세혁의 타구를 잡아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포토] 강백호, 이닝 지우는 호수비
KT 1루수 강백호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3차전 4회말 상대 강승호 파울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팀과 함께 더할나위 없는 시즌을 보낸 강백호지만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도쿄 올림픽에서 KBO리그와는 다른 스트라이크존에 당황하며 고전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팀이 역전 당한 모습을 보면서 절망했는데 껌을 씹는 모습이 의도치 않게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실망스러운 야구대표팀 성적과 함께 강백호까지 표적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9월에 타율 0.250으로 주춤했지만 10월 타율 0.316으로 정상궤도를 찾았다. 이후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만 22세에 우승반지를 획득했다. KT에서는 물론 향후 국제대회에서도 한국 타선을 책임질 새로운 아이콘이 된 강백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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