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예
신지예 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양당 정치 구도에서 제3지대를 모색해왔던 신지예(31) 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직속기구에 합류했다.

뜻밖의 행보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신 전 후보는 직접 개인 SNS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정권교체 너머의 세상’을 위해 윤 후보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맡았다고 밝혔다.

그는 20일 자신의 SNS에 “오늘부터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직을 사임하고 윤석열 후보의 새시대준비위원회에서 수석부위원장으로 일한다. 예상치 못했던 행보라 많은 분들이 놀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1.7%로 4등을 했지만 거대 양당의 충격적 편법, 위성정당 설립에 반발하며 오랫동안 몸 담았던 녹색당을 나왔다. 당시 제안 받은 의원 자리를 거절하고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다. 빽도 없고, 든든한 정당도 없이 무소속으로 걸어왔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컴컴한 폐허 속을 걷는 기분이었지만 유권자들에게 기대어 왔다. 많은 분들이 제가 빚지지 않도록 십시일반 후원해 주셨다. 돈 빚을 안 지는 대신 저는 지난번 선거보다 더 큰 마음들을 빌렸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 빚은 이제 질 것 같다. 새시대준비위원회에 들어가는 것을 많은 분들께서 걱정하시리라 생각한다. 저 또한 고민이 많았다. 대선을 앞두고 저는 제3지대를 형성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그 영향력이 미미하리라는 것도 알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시대준비위원회의 목표를 들으며 이에 공감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첫 번째 목표는 정권교체다. 현 정권과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으로 우리 청년들의 미래를 빼앗고, 조국의 ‘아빠찬스’ 사태로 우리 청년들이 최소한 살 수 있는 권리를 강탈했으며, 박원순, 안희정, 오거돈에 이르는 성착취로 또 여성 청년들의 삶을 짓밟았습니다. 내로남불의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두번째 목표는 정권교체 너머에 있는 세상이다. 공정하고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 특정 권력이 약자들을 맘대로 짓밟을 수 없는 세상, 구악 정치가 발 딛을 틈이 없는 세상, 대통령의 제왕적 권위주의가 사라지는 세상, 어떤 권력도 약자를 짓밟을 수 없는 세상, 승자독식이 아닌 공생의 정치가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윤석열 후보는 약속했다.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일원이 되어 윤석열 후보와 함께 그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길에 서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보정치와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당과 손을 잡은데 대해 우려도 쏟아졌다. 윤 후보와 윤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김한길 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에서 신 전 대표에게 빨간색 목도리를 둘러주고, 영입을 환영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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