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K리그 어워즈 2021, 영광의 수상자들
지난달 7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21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울산 블투이스, 수원FC 라스, 대구 세징야, 제주 주민규, 울산 바코, 포항 임상협, 수원 삼성 이기제, 포항 강상우, 울산 설영우, 전북 김상식 감독, 전북 홍정호, 울산 조현우, 울산 이동준. 2021. 12. 7.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13년부터 실시한 K리그 구단별 선수 연봉 지급액 발표는 재정 건전화 차원에서 도입된 정책이다. 당시 반대하는 목소리에도 연맹의 수장인 한웅수 현 부총재는 “리그와 구단 운영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팀 연봉 공개를 결정했다”라며 정책을 밀어부쳤고, 그렇게 9시즌간 연봉공개는 이어졌다.

거의 10년간 실시한 정책인데 실효성은 사실상 없다는 게 프로축구 관계자들의 공통의견이다. 정책과 관계 없이 돈을 쓸 팀은 쓴다는 사실이 몇 년째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 대구FC, 강원FC, 수원FC, 성남FC, 광주FC 등 K리그1 9개 구단의 인건비가 상승했다. 전년 대비 제주가 약 28억원을, 수원FC가 약 27억원을 더 지출했다. 대구도 약 14억원을 더 썼다. 전북이 약 9억원을, 포항이 약 7억원을 증액했다. 나머지 팀들은 소폭 상승했다.

인건비가 하락한 팀은 수원 삼성과 FC서울, 그리고 인천 유나이티드 등 세 팀뿐이다.

K리그1 전체 인건비는 지난해 약 952억원에서 올해 약 1073억원으로 약 121억원 증가했다. 선수 평균 연봉도 1억9917만원에서 2억4859만원으로 50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5년 전인 2016년에는 총액이 약 676억원, 평균이 약1억7655만원이었다.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는 의미다.

K리그 팀들은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관중이 제대로 입장하지 못했고, 마케팅 활동도 활발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더 나아질 요소는 없었다. 그럼에도 선수 인건비는 대다수의 팀들이 더 많이 지출했다. 모기업, 혹은 지자체를 통해 예산은 충당됐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 정도 지표가 나왔다면 재정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한 연봉공개 정책은 실패로 끝났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한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결국 그때 반대했던 목소리가 맞았다. 일부 구단만 인건비를 낮추는 데 동참했을 뿐 좋은 성적을 내길 원하는 팀들은 의지에 따라 여전히 규모를 늘리기도 한다. 연봉공개를 거의 10년간 했는데 무엇이 남았는지 모르겠다”라며 회의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구단의 고위 관계자도 “팀 연봉뿐 아니라 상위권 선수들의 이름, 연봉까지 나오지 않나. 이것은 굉장한 무리수다. 사실 계속 공개를 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지만 엄연히 개인정보침해다. 만에 하나 선수가 법적으로 대응하면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라면서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공개했으면 어떤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냉정하게 아무런 효과는 없다고 본다”라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연봉공개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가운데 연맹은 2023년부터 비율형 샐러리캡을 도입해 구단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구단의 총수입 중 선수단 인건비 지출액이 비중이 일정 비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다만 이 정책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애초에 축구는 글로벌 스포츠라 자체적으로 시세를 정할 수가 없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여기에 중동, 동남아, 혹은 유럽까지 시장이 워낙 광범위해 리그 스스로 몸값을 형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 구단 관계자도 “재정 건전화라는 방향성은 이해한다. 그러나 샐러리캡 같은 강력한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이상 스스로 시세를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다. 비율형 샐러리캡 제도도 세밀하게 틀을 만들지 않는다면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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